산하에 자욱했던 포연은 이미 오래전에 걷혔건만 전쟁의 위협이 가신 것은 아니다. 국토를 동서로 가로지른 휴전선에서는 총칼로 무장한 병사들의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6·25전란 참전유공자 및 가족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6·25는 비통한 역사지만 북한의 침략을 이겨냄으로써 대한민국 정체성을 지켰다”면서 “아직 완전한 종전은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강조한 이유다. 전쟁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란 얘기다.
현재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 이뤄지는 분위기라고 해서 군이 정치에 좌우돼서는 곤란하다. 더구나 그들의 진의까지 파악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말로는 협력관계에 응한다고 하면서도 수시로 제동을 걸고 나오는 모습도 그렇게 믿음직스럽지는 않다. 여기에 미국과 북한의 핵폐기 협상이 다시 시작되면 한반도 긴장상태가 크게 완화되겠지만 그렇다고 우리의 안보 태세를 누그러뜨려서는 안 된다. 우리 스스로 긴장을 푼다면 가상의 적은 언제라도 발호하기 마련이다. 전쟁을 막기 위해서도 국방력 강화와 철통 같은 경계태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