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600만원짜리 택배용 전기차가 한번 충전에 100㎞ 주행

[신정은의 중국기업 탐방기②]상용차 1위 베이치푸톈
전기 버스부터 트럭까지..600만원 짜리 택배용 차량도
2006년 수소버스 개발..작년 7월 대중교통 첫 도입
  • 등록 2019-10-01 오전 5:15:00

    수정 2019-10-01 오전 9:58:11

베이치푸톈 본사. 사진=신정은 특파원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브랜드 가치 1500억위안(원화기준 약 25조원), 15년 연속 중국 상용차 시장 1위. 누적 판매량 887만대, 전세계 110여개국 수출”

지난 26일 방문한 중국 최대 상용차 제조사 ‘베이치푸톈’(北汽福田·영문명: FOTON·푸톤) 관계자는 “우리는 중국의 자부심”이라며 이렇게 소개했다.

푸톈은 중국 국영기업인 베이징자동차그룹 산하 상용체 업체로 1996년에 설립됐다. 지난 20여년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총자산 828억8800만위안(약 14조원), 직원 4만명 달하는 중국 상용차 업계 리더로 성장했다.

베이징 중심에서 35km 가량 떨어진 서부북 핑창구(區)에 위치해 있는 푸톈 본사는 상대적으로 화려한 중국 다른 대기업 본사와는 다르게 투박한 회색 건물이다.

중국 최대의 ‘최첨단 제조 기업’을 자랑으로 삼고 있지만 건물 외관을 치장하는데는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 본사 건물은 20여년전 모습을 그대라고 한다. 이곳에는 연구원, 해외사업부, AUV 버스 사업부, 트레이닝센터 등이 자리잡고 있다.

베이치푸톈 본사 앞에 대표 전기차 모델이 전시돼 있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600만원 택배용 전기차 한번 충전에 100㎞ 주행

본사 앞 마당에는 공터에는 크고 작은 친환경자동차가 전시돼 있다. 택배용 차량부터 대형 버스까지 모두 배터리로 달리는 전기자동차다.

가장 눈에 띄는 자동차는 택배용 차량 ‘디고(Gigo)’다. 푸톈은 전세계 택배 물량의 절반을 자치하고 있는 중국 택배시장을 겨냥해 지난 6월말 ‘디고’를 선보였다. 당시 푸톈이 내건 구호는 ‘택배 삼륜차 시대와의 작별’이었다. 삼륜차가 대부분인 중국 택배업체들에 사륜 전기자동차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한 것이다.

디고는 사양에 따라 30~1시간30분 만에 충전되며 주행거리가 80~100km다. 한번 충전하면 한번 충전하면 종일 추가 충전할 필요없이 물건을 실어나를 수 있다. 최고 시속은 70㎞이다. 좌석은 총 2개이며 2.3m3 화물칸에는 최대 40개의 택배상자를 900kg까지 실을 수 있다. 이 차의 가격은 보조금 포함 3만5900위안(약 605만원)에 불과하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75kg까지 적재가 가능한 1인용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가 보조금 포함 400만~50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면 가성비(가격대비성능비) 갑이다. 다만 창문은 수동으로 여닫아야 하고 에어백도 없다.

푸톈이 출시한 택배용 차량 ‘디고’. 가격은 600만원 정도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한번 충전에 300㎞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버스도 관심을 모았다. 중국에서는 전기 버스를 쉽게 볼 수 있다. 베이징 대중교통 당국은 연말까지 전체 대중교통 버스 10대중 9대를 전기버스 등 친환경 버스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푸텐은 수소연료전지로 가는 버스도 개발 중이다. 푸톈은 2006년 수소 버스 개발에 착수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최초로 선보였다. 2016년 푸톈은 100대를 주문받아 수소버스 상업화를 항햔 문을 열었다. 지난해 1월엔 ‘중국 전기차 100인회 연례포럼’에 공식버스로 지정돼 전세계에 중국 수소 버스의 우수함을 널리 알렸고 작년 7월엔 실제 장자커우 지역에 교통버스로 49대가 투입됐다. 가장 사양이 좋은 24~36인승 수소버스(BJ6852)의 경우 한번 충전에 400㎞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푸톈의 전기버스 브랜드인 ‘푸톤 AUV’의 전기 버스는 강릉시에 판매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시범 운행됐다. 지난해 한국정부가 전기버스에 지원한 국고 중 44% 가량을 중국산 버스가 차지할 정도로 중국의 전기버스 기술은 앞서 있다.

푸톈커민스 베이징 본사 앞에 중국 국기와 미국 국기가 함께 펄럭이고 있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미중 합작 엔진제조사 푸톈커민스…자동화로 8분만에 엔진 ‘뚝딱’

본사에서 차를 타고 3분 가량 이동하니 푸톈의 엔진공장이 나왔다. 2008년 미국의 버스·대형 트럭용 엔진 1위 생산업체인 커민스와 함께 5:5로 출자해 설립한 푸톈커민스다. 미중 무역전쟁에도 푸톈커밍스 본사 앞 국기 게양대에는 미국 성조기와 중국 오성홍기가 함께 펄럭였다. 푸톈커민스는 총 투자자본 49억위안(약 8300억원)을 투입해 연간 생산능력이 52만대에 이르는 공장을 구축했다. 10년간 누적 생산량은 100만대에 달한다. 이곳에서는 커민스 F시리즈와 X시리즈 등 대표적인 엔진을 생산 중이다.

공장에 들어가기 위해선 안전 표시띠를 착용하고 보호 안경을 써야 했다. 촬영도 금지다. 공장을 들어서자 생산라인이 쉴새없이 움직였고, 젊은 직원들은 컨베이어밸트 옆에 서서 라인 위를 지나는 엔진 부품을 검사했다. 공장 내부는 조용했다. 대부분 공정이 자동화되어 있어서다.

푸톈커민스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엔진이 자동 정밀 가공 생산라인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푸톈커민스 제공
엔진을 만드는 공정은 크게 철강 가공, 조립, 테스트, 도색, 조립 등 5가지로 나뉜다. X 시리즈 엔진 기준 8~9시간이면 생산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설명했다. 핵심 공정은 로봇이나 기계로 진행됐고 직원들은 검사 작업에 집중했다. 육체노동이 없다시피 하다보니 여직원도 많았다.

완성된 엔진에 이상이 없는지 적외선 테스트 등을 진행하는데, 제품 코드에 모든 정보가 담겨 있어 3분 정도면 이 과정이 완료된다고 푸톈 관계자는 말했다. 푸톈커민스는 실시간 조립 오류 방지, 생산 데이터 자동 기록 시스템 등 커민스의 선진적인 제조 시스템을 그대로 빌려왔다. 근무효율을 극대화 하기 위해 공장 안 온도를 22~26도로 유지하는 등 사소한 곳까찌 커민스의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푸톈커민스 관계자는 “생산된 엔진은 중국 내 기업은 물론 한국을 비롯해 유럽, 남미, 러시아, 중동, 동남아, 호주 등 시장에 수출되고 있다”며 “한국 타다대우상용차와 현대중공업 등이 대표적인 고객사”라고 전했다.

베이치푸톈 엔지니어링 연구소 전경. 사진=신정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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