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의 배신' 금리 올랐는데 주가는 역행 …하반기는?

4대 시중은행 연초 대비 주가 약세
3차례 기준금리 인상에도 낙폭 확대
경기침체·당국 규제에 주가 상승 제한
"하반기 은행주 상고하저 흐름 전망"
  • 등록 2022-06-30 오전 6:00:00

    수정 2022-06-30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금리 인상 국면에서 은행주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증권사의 전망이 일제히 빗나갔다. 금리 인상 시 대출 수익이 증가해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당초 기대와 달리 상반기 은행주 주가는 연초보다 더 하락한 상황이다. 하반기에도 긴축 정책 가속화로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은행주는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2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KB금융(105560)은 연초(1월3일) 대비 13.0% 하락한 4만8100원으로 마감했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지주(316140)는 5.9% 떨어진 1만20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하나금융지주(086790)는 5.8% 내린 3만9900원을 기록했다. 신한지주(055550)만 3만7850원으로 연초 대비 1.6%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만 해도 증권사에선 은행주가 금리 인상 수혜주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상 시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순이자마진(NIM) 증가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실제 올 들어 국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씩 세 차례 인상되면서 대출금리도 상승했다. 한국은행연합회가 제공한 지난해 12월과 5월 주택담보대출 금리(만기 10년 이상 분활상환식)를 비교해 보면 △KB국민은행(3.82%→3.86%) △신한은행(3.69%→4.04%) △우리은행(4.01%→4.36%) △하나은행(3.66%→4.02%) 등의 오름세를 보였다.

이 같은 대출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최근 은행주의 주가가 연초보다 더 하락한 건 경기침체 우려로 대출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특히 오는 9월 코로나19 취약 소상공인 대상의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 정책의 종료 시 부실 리스크가 일시에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정부의 대손충당금 추가 확대 요구도 주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새 정부를 비롯해 금융당국이 현 경제 상황과 향후 전망이 비상 국면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어 은행에 대한 충당금 추가 적립 요구가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순이자이익 선방에도 불구하고 은행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큰 폭으로 상회하는 서프라이즈 수준을 기록할 공산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거세진 금융당국의 대출 이자 완화 압박도 부담이다. 지난 20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장과 회동에서 금리 상승 국면에서 은행이 지나친 이익을 추구한다는 발언을 했다. 이에 지난 24일 우리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을 7%대에서 6%대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선 하반기에도 세 차례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는 점은 일단 은행주에 호재라는 판단이다. 긴축정책 가속화로 한국은행이 앞으로 남은 7·8·10·11월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씩 인상하면 연말에는 2.75~3.0% 수준까지 오르는데, 이에 상응해 대출 수익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은경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대출금리와 조달금리의 리프라이싱(re-pricing) 주기 차이 등을 고려할 때 순이자마진은 연중 내내 개선이 가능하다”며 “통상 25bp(1bp=0.01%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은 연간 3~4bp 내외의 순이자마진 개선을 견인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주의 주가 흐름은 연말에 가까울수록 하락하는 상고하저 형태를 띨 가능성이 높다. 통상 은행주의 주가는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에 선행하는 모습을 보여 후반부로 갈수록 하락할 여지가 커진다. 조달금리 상승이 대출금리 인상에 후행적으로 이어지는 구조상 연말엔 예대금리차가 줄어 마진이 감소할 수밖에 없어서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은행주는 마지막 기준금리 인상보다 먼저 사이클이 종료됐다”며 “하반기부터는 선제적으로 금리 모멘텀 둔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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