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만 해도 증권사에선 은행주가 금리 인상 수혜주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상 시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순이자마진(NIM) 증가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실제 올 들어 국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씩 세 차례 인상되면서 대출금리도 상승했다. 한국은행연합회가 제공한 지난해 12월과 5월 주택담보대출 금리(만기 10년 이상 분활상환식)를 비교해 보면 △KB국민은행(3.82%→3.86%) △신한은행(3.69%→4.04%) △우리은행(4.01%→4.36%) △하나은행(3.66%→4.02%) 등의 오름세를 보였다.
정부의 대손충당금 추가 확대 요구도 주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새 정부를 비롯해 금융당국이 현 경제 상황과 향후 전망이 비상 국면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어 은행에 대한 충당금 추가 적립 요구가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순이자이익 선방에도 불구하고 은행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큰 폭으로 상회하는 서프라이즈 수준을 기록할 공산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거세진 금융당국의 대출 이자 완화 압박도 부담이다. 지난 20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장과 회동에서 금리 상승 국면에서 은행이 지나친 이익을 추구한다는 발언을 했다. 이에 지난 24일 우리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을 7%대에서 6%대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다만 은행주의 주가 흐름은 연말에 가까울수록 하락하는 상고하저 형태를 띨 가능성이 높다. 통상 은행주의 주가는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에 선행하는 모습을 보여 후반부로 갈수록 하락할 여지가 커진다. 조달금리 상승이 대출금리 인상에 후행적으로 이어지는 구조상 연말엔 예대금리차가 줄어 마진이 감소할 수밖에 없어서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은행주는 마지막 기준금리 인상보다 먼저 사이클이 종료됐다”며 “하반기부터는 선제적으로 금리 모멘텀 둔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