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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당이 시민배심원단 공천 제도를 추진하는 것에 반대하면서 모바일·인터넷 투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심원단 구성을 놓고 공정성 논란과 편파성 시비가 있어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당시 최재성 의원은 지방선거 경선을 총괄하는 경선관리본부장이었다. 그는 2009년 민주당 혁신·통합위 간사를 맡아 일찌감치 2010년 지방선거 공천 룰을 준비해 왔다. 시민배심원단은 당시 정세균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이지만 실무에서의 주역은 단연 최 의원이었다.
2010년 지방선거와 2015년 현 상황 ‘데자뷔’
2015년 6월21일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심야 최고위원회의. 이종걸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표에게 “당을 깨자는 것이냐”며 강력히 항의했다. 문 대표가 신임 사무총장에 3선의 최재성 의원을 임명하려하자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이 원내대표가 최재성 사무총장 카드를 반대한 이유는 복합적이겠지만 2010년 지방선거에서의 악연이 큰 영향을 미친 듯하다. 내년 20대 총선을 책임지는 사무총장 자리에 범친노(친노무현) 그룹으로 분류되는 최 의원을 앉히는 게 부적절하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비노(비노무현) 재선 의원은 “최 의원이 요즘 전략적 마인드가 있고 추진력이 있다는 것으로 포장됐지만 중진 이상 의원들은 최 의원이 과격하고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비노 의원들은 최재성 사무총장이 내년 총선에서 비노계를 중심으로 공천 물갈이를 주도할 것이란 우려를 하고 있다. 비노 측 당직자는 “문 대표가 최 의원에게 공천 칼질을 대신 시키려는 게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최 사무총장은 열흘 간의 당직 인선과정에서 일절 언급을 삼가다가 25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내년 총선에서 대표나 사무총장이 공천문제를 좌우지할 수 있다는 우려는 현실과 동떨어진 기우”라고 당 일각의 불신을 해명했다.
계파갈등 끌어안고 내년 20대 총선 승리 이끌지 주목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총 16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486운동권이었던 송영길(인천)·안희정(충남)·이광재(강원) 지사 등 7명의 당선자를 만들어 6명에 불과했던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 승리했다. 지방선거 후 민주당에 입당한 김두관(경남) 지사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과반을 휩쓴 것이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총 92명의 당선자를 배출해 82명의 한나라당에 우위를 보였다.
당시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승리했지만 공천 과정의 후유증이 그대로 남아 분열의 씨앗을 잉태했다. 현재 새정치연합의 상황도 별다르지 않다. 호남과 비노를 중심으로 신당 창당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내년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최재성 사무총장 카드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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