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와글와글 野編]‘방탄국회’ 총알 비켜간 이종걸···“국회 지키겠다”

  • 등록 2015-08-15 오전 6:00:00

    수정 2015-08-15 오전 6:00:00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국회를 지켜야겠다 생각하고 모든 의원이 다 같은 판단”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13일 국회 본회의장>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이데일리 DB.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 영장이 청구된 박기춘 무소속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 직후 이종걸 원내대표가 기자들과 만나 한 말입니다. 전날까지도 분명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던 그였습니다.

12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원내대표는 “검찰 일각에서도 구속이 불필요한 사안이라고 하는데 국회가 표결하는 건 역차별”이라고 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습니다. 문재인 당 대표가 “방탄국회는 없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는 얘기와 상반된 입장이었죠.

그날 밤 이 원내대표는 경기도 수원시 보훈교육연구원에 있었습니다.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8·15 자전거 국토순례단에 참석하고선 저녁 일찍 잠들었다고 합니다. 한 측근은 “내일도 빨리 결론을 내지 않으면 결국 제 식구 감싸기, 방탄국회의 비난을 원내대표가 다 떠안을 텐데 참 큰 일”이라고 했습니다. 이 원내대표가 일찍 잠을 청한 건 국토 순례 때문에 몸이 힘들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내일 일로 심란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체포동의안 표결 당일, 박기춘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신상발언을 하며 “본회의장에서 발언할 기회가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했습니다. 박 의원은 순간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야당 여성의원 몇몇도 덩달아 눈물을 훔쳤습니다.

당일 날까지 가결이냐 부결이냐를 두고 추측이 많았습니다. 그만큼 여야를 막론하고 박 의원과 두루 친했던 의원들이 많았기 때문에 동정론도 컸습니다. 한 여당의원은 “박 의원, 참 괜찮은 사람이었는데 사람은 좋았어도 그렇게 (뇌물을) 받았으니 이번에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고 했습니다. 재적의원 298명 가운데 236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137명, 반대 89명, 기권 5명, 무효 5명으로 결국 박기춘 의원 체포동의안 건은 가결됐습니다.

투표를 마친 의원들은 본회의장을 우르르 빠져나왔습니다. 눈이 벌겋게 부은 여성의원도 있었습니다. 아예 투표장에 들어가지 않다가 기자에게 다가와 결과가 어떻게 나왔느냐고 묻던 야당 의원들도 있었습니다. 찬성 137표로 가결됐다고 했더니 “그렇게 됐군”이라며 유유히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 사이 이 원내대표도 나왔습니다. 그는 방송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상기된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한마디 했습니다. “국민의 엄정한 판단과 눈높이에 앞으로 국회가 더 긴장하고 더 국민을 섬기는 그런 활동을 통해서 국회를 지켜야겠다 생각하고 모든 의원이 다 같은 판단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박기춘 의원 체포동의안을 둘러싸고 보였던 여야 의원들의 반응.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의미일까요. 국민은 선배·동료·후배 의원이 아니라 이런 모습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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