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달 6일 전남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채용박람회에 참여했다. 이날 쿠팡은 수도권 ‘쿠팡맨’ 3000명을 뽑겠다고 밝혔으나 정작 현장에서 채용된 인원은 9명에 불과했다. 박람회에는 쿠팡을 포함한 220여개 기업이 참석해 총 3500명을 채용할 계획이었다.
당초 밝힌 채용인원 ‘3000명’을 두고 쿠팡 측은 “광주시에서 채용 인원을 임의로 정한 보도자료를 배포해 혼선이 있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광주시는 “지자체에서 기업에 채용인원을 어찌 할당하겠느냐”면서 “분명 쿠팡에서 뽑겠다고 밝힌 인원으로 문제의 소지가 없다”고 반응하자 쿠팡 관계자는 “광주시에는 채용 목표를 전달했을 뿐”이라고 밝히며 “채용자격에 미달하는 지원자가 많아 3000명을 모두 뽑진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는 보여주는 데 급급한 쿠팡의 인력채용 방식이 이번 일의 근본 원인이라는 반응이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작년 11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연봉 4000만~4500만(세전)·정규직 전환 등 화려한 조건을 내걸며 쿠팡맨 대거 채용을 약속했다. 그러나 현실은 이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증가하는 물량에 비해 사람은 부족해 중도 이탈자가 높은 데다 정규직 전환률도 미미한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다보니 채용목표 인원에도 한참 미달하고 있다. 당시 김 대표는 연말(2015년 말)까지 5000명를 채용한 데 이어 오는 2017년까지 1만5000명의 쿠팡맨 채용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고용된 쿠팡맨(3600 여명)은 작년 목표(5000명)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인력을 상시 채용하고 있으나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쿠팡 측 답변이다.
‘보여주기’식 채용의 배경에는 결국 쿠팡의 투자금 유치전략이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쿠팡은 작년 영업손실 5470억원으로 전년대비 적자 폭의 4배 이상 커졌다. 게다가 업계에는 쿠팡이 그동안 받은 투자금을 모두 소진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실제로 작년 소프트뱅크로부터 받은 10억 달러(약 1조1545억원)가 공식적으로 알려진 마지막 투자다. 이에 당초 약속한 채용목표를 계속 이행하는 모습을 세간에 알려 투자금을 확보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각종 포털사이트·유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적극적으로 채용광고를 내는 이유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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