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개헌 논의에 주판알 튕기는 대권주자들

  • 등록 2016-12-16 오전 6:00:00

    수정 2016-12-16 오전 6:00:00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와중에 여야 정치권이 빠른 속도로 개헌 논쟁에 휘말려들고 있다. 군부독재 종식을 겨냥한 ‘1987년 체제’의 한계가 잇따라 제기되는 만큼 개헌 논의가 활기를 띠는 것은 당연하다. 여야가 합의한 대로 조만간 국회 개헌특위가 가동되면 개헌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논란의 핵심은 개헌의 시점이다. 탄핵안이 인용되든 기각되든 박 대통령의 중도 퇴진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개헌을 대선에 앞서서 하느냐, 아니면 차기 정부에서 하느냐가 쟁점이다. 여야는 정파에 따라 저마다 주판알 튕기기 바쁘고 대권주자들은 개헌을 고리로 한 합종연횡에 한창이다. 비록 논리는 서로 다르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은 대선 이후 개헌을 하자고 내세우고 있다. 반면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은 새 헌법으로 대선을 치려야 한다며 맞서는 모양새다.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누리당 이주영, 이철우 의원 주도로 ‘국가변혁을 위한 개헌추진회의’가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지금의 제왕적 권력구조로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최순실 사태’가 되풀이되기 마련이라는 게 조기 개헌론의 논리다. 조기 개헌론에 합세한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어제 당내 개헌 모임인 ‘국가 변혁을 위한 개헌추진위원회’ 행사에서 “권력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공감대는 이미 형성돼 있고 오래전부터 국회에서 많은 준비를 했기 때문에 시간은 부족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동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개헌 준비에 두 달이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금 돌아가는 정치권 판세에서 조기 개헌이 가능한지는 의문이다. 국민투표는 차치하고 ‘국회의원 200명 이상 찬성’이라는 1차 관문을 넘기도 힘들어 보인다. 개헌의 당위성에는 동의하면서도 각론에서는 대통령중임제니, 이원집정부제니, 내각책임제니 하며 백가쟁명인 것도 조기 개헌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심지어 개헌 자체에 반대하는 견해도 적지 않고 국회의원선거제 등도 함께 뜯어고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 대선 이전에 국민적 합의를 끌어내기가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는 얘기다. 그렇다고 미리부터 개헌 의지를 꺾어서는 안 된다. 정녕 국가의 미래를 위한다면 현실적인 난관을 돌파해서라도 개헌을 관철시켜야 한다. 대선주자들이나 정파의 이익이 아니라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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