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아재' 알고보니 서점가 큰손

40·50대 중년 남성 서점가 '주요고객' 눈길
교보문고 프레스티지 회원 40대 남성 1위 부상
인문 교양서 위주 구매하며 서점가·출판계 지원군 역할
  • 등록 2017-02-27 오전 5:00:00

    수정 2017-02-27 오전 5:00:00

40대와 50대 중년 남성들이 서점가의 핵심 구매고객으로 부상하고 있다. 교보문고가 교보북클럽 전체회원 1442만명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최상위 등급인 프레스티지 회원 가운데 40대 남성이 1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책을 보고 있는 중년 남성의 모습(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대기업 차장인 김재혁씨(46)는 입사 전 이력서의 취미란에 ‘독서’를 적었다. 어렸을 적부터 책을 가까이했고 늘 손에 책을 들고 다녔다. 마침 회사 사무실이 광화문의 대형서점과 가까운 곳에 위치했다.

시간 나면 틈틈이 서점에 가서 책을 샀다. 연차가 높아지고 경제적인 여유가 커지면서 이른바 ‘벽돌책’이라 불리는 두꺼운 인문학 서적도 부담 없이 구매하기 시작했다. 어느덧 신용카드로 도서를 구매한 액수가 한 달에 10만원을 넘을 때도 많았다.

◇ 40·50대 중년 남성 서점가 ‘큰 손’ 부상

갈수록 국민들의 독서율이 떨어지고 가구당 도서구매 비용이 계속 낮아지는 상황에서 ‘아재’라 불리는 40·50대 남성들이 서점가의 핵심고객으로 부상하고 있다. 교보문고가 2016년 교보북클럽 전체회원 1442만명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최상위 등급인 프레스티지 클럽의 회원 분포에서 40대 남성이 20%로 가장 높았다. 50대 이상 남성은 14%였으며 60대 이상 남성도 6%에 달했다. 프레스티지 회원은 교보문고에서 6개월간 60만원 이상 구매한 플래티넘 회원 5만여명 가운데 상위 1만명을 추려 자격을 부여한다.

문체부가 지난해 발표한 ‘2015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들의 연간 도서구입비는 평균 4만 8000원이다. 연간 도서구입비는 참고서와 문제집 등을 제외하고 본인이 읽기 위해 구매한 일반도서를 일컫는다.

전체 성인 가운데 도서구입비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30대였다. 평균보다 2만 9000원 더 많은 7만 7000원이었다. 20대 또한 연간 도서구입비가 5만 6000원으로 평균을 넘어섰다. 통상적으로 서점가에서는 30대 여성을 책을 가장 많이 구매하는 계층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40·50대 중년 남성들 가운데 성인 연간 도서구입비의 10배가 넘는 돈을 지불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교보문고의 2016년 프레스티지 클럽 회원 분포. 40대 남성이 20%로 전체 1위를 차지하고 있다(사진=교보문고)
◇교보문고 프레스티지 회원 40대 남성 1위로 올라서

2014년의 경우 교보문고 프레스티지 회원 중 가장 비율이 높았던 연령은 40대 여성으로 21.3%였으나 지난해에는 17%로 감소했다. 2년여 만에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현재 프레스티지 회원의 성비도 남성 5.6대 여성 4.4로 남성이 더 많은 상황이다. 교보북클럽 전체회원의 남녀 성비가 남성 3.7대 여성 6.3인 것과 비교했을 때 남성들의 비중이 두드러진다.

프레스티지 회원은 교보문고의 매출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5년 120만원 이상 구매한 회원 가운데 지난해에도 120만원 이상 구매한 회원은 47.3%에 달했다. 60만원 이상 120만원 미만 구매한 고객도 30.8%를 차지했다.

2016년 프레스티지 회원들이 주로 구입 한 서적은 인문과 경제경영, 자기계발, 역사문화, 정치사회, 과학 분야 등이다. 인문의 경우 전체 매출액의 11%가 프레스티지 회원들에게서 발생했다. 외국서적 또한 매출액의 9.1%가 프레스티지 회원 몫이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40~60대 이상 남성 프레스티지 회원의 비중이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들은 베스트셀러 등 시류를 타는 책보다 인문과 경제경영, 과학 분야 등의 고급 양장본 위주로 책을 구매해 20대 여성의 도서 구매 비중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출판계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장년 남성 독자층 적극 공략 나서야

중년의 남성들이 서점가의 주요 고객으로 부상한 것은 대형시내서점인 교보문고만의 두드러진 현상은 아니다. 인터넷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구매액수 30만원 이상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플래티넘 회원의 경우 40대 남성의 비율이 15.6%로 40대 여성과 30대 여성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50대 남성의 비율은 6.8%로 50대 여성의 6.0%보다 오히려 앞섰다. 또한 40대 남성 플래티넘 회원의 연간 구매 권수는 37권으로 40대 여성 플래티넘 회원의 연간 구매권수 38권과 비교했을 때 1권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예스24 관계자는 “예스24 전체 회원구성비는 여성이 더 높지만, 전반적으로 남성 구매량이 더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며 “전체 플래티넘 회원 중 남성의 연간 구매 권수는 45권이며 여성은 30권이고 남성 30대와 60대는 같은 연령대의 여성보다 연간 구매 권수가 훨씬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삶의 통찰을 위한 인문과 예술·과학 등 심층적인 교양서에 대한 남성 중장년층의 수요가 높은 편이다”며 “출판계가 이들의 지적 호기심을 채워줄 양서를 지속적으로 발간하고 충성 독자에 대한 서점들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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