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해당 금융회사와 검사일정을 사전 조율해 2년 주기로 정기검사를 실시하던 예전과 달리, 이번에는 ‘상시 감독 체계’ 구축이어서 감독권이 한층 강화된 것으로 은행권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지주 고위관계자는 “채용비리로 비난 여론이 커지는 상황에서 내부 쇄신 필요성이 제기된 금감원이 감독권을 약화할 것 같지는 않다”고 예상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12일 ‘금융감독·검사제재 프로세스 혁신방안’을 발표하면서 검사 중심을 ‘금융사 지배구조 운영실태 점검’으로 바꿨다. 최고경영자(CEO) 경영승계 프로그램에 대한 점검결과를 시장에 전격 공개하겠다는 결정과 맞물리면서 시중은행들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일명 ‘상품권 깡’ 수법으로 약 31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일부를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인규 DGB대구은행장에 대해 조만간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론 낼 예정이다. 채용비리 혐의로 서울북부지검이 수사 중인 우리은행도 지난달 세 차례에 걸쳐 압수수색을 받았다.
이 같은 사정 칼바람과는 별개로, 최근 들어서는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되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3연임 도전이 ‘셀프 연임’이란 논란마저 커지고 있다.
하나같이 내부통제 시스템 운용이 걸린 사안들이어서 내년 금융감독당국의 대대적인 현장검사가 예고된다. 때문에 향후 시중은행 지배구조에 큰 변화가 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금감원은 지난 10월 16일부터 3주간 BNK부산은행의 리스크관리·경영실태평가를 위한 준법검사에 나선 바 있다.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이 부실시행사 엘시티(LCT)를 통해 대규모 대출을 받고 비자금을 만들어 정·관계 로비 자금으로 썼다는 의혹과 연관된 핵심 인사들이 부산지검의 수사로 줄줄이 구속되고 법원에 의해 중형을 선고받자, 금감원이 대출을 주선한 부산은행을 점검한 것이다.
검·경의 수사 칼날이 지나가도 금융당국의 감독 칼날이 기다리고 있다. 은행권에 내려진 ‘한파 주의보’에 금융업계가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며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