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보수]⑨"한국당, 내부총질 두려워 말아야..대표도 비판해라"

박형준 동아대 교수, 본지 인터뷰서 밝혀
"한국당 의원은 회사원..인적쇄신·체질개선 필요"
"공천 실패가 몰락 원인..17대 개혁공천 배워야"
지방선거 후 '혁신과 통합' 보수 개편 일어날 것
"시대에 대한 통찰·행동·매력 있는 리더 나와야"
  • 등록 2018-02-22 오전 6:00:00

    수정 2018-02-22 오전 7:44:37

[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2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이데일리 이승현 임현영 기자] [편집자주]한국 보수가 수렁에 빠졌다. 한때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산업 역군’으로 칭송받았지만 이제 ‘무능’ ‘부패’ ‘꼰대’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남았다. 기존 보수 유권자조차 보수정당을 외면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보수 궤멸’ 상태에 대한 우려도 크다. 바람직한 민주주의를 위해 건전한 견제세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데일리는 벼랑 끝에 몰린 보수 정치권의 위기를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해본다.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보수가 되살아나기 위해선 “정당의 체질 개선과 인적쇄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7대 의원 출신인 그는 2007년 한나라당 대변인을 맡은 인연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 정무수석·대통령 사회특보·국회 사무총장 등을 거쳤다. 현재는 JTBC ‘썰전’에 출연하며 중도보수 대표 논객으로 활약하고 있다.

박 교수는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보수가 국민들의 지지를 회복하기 위해선 처절한 내부 혁신이 있어야 하는데 보수 정당은 10여년간 제대로 된 혁신을 하지 않았다”며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과오를 누적해온 게 탄핵으로 귀결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 논쟁도 토론도 없는 한국당”..자정 능력 없어

먼저 자유한국당의 당내 문화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 체질이 이회창 시대로 돌아갔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수직 문화, 비판 허용않는 문화가 만들어졌다”며 “당 국회의원은 회사원화(化)됐고 국가 발전위해 희생하겠다는 것보다 선수 늘리고 직업으로 국회의원하겠다는 사람 많아졌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그 결과 중도보수층의 지지를 거의 잃어 버렸고 젊은 세대로부터 더욱 외면받게 됐고, 영남 기반의 구보수 이미지로 회귀해버렸다”고 분석했다.

또한 “야당은 당내 논쟁이 심할수록 주목을 받는다. 내부 총질한다는 비판 때문에 그걸 무서워하면 안 된다”며 “지금 한국당을 보면 논쟁도 토론도 없다. 대표 동정 기사만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당의 메시지 전달 방식도 큰 문제라고 했다. 박 교수는 “같은 비판을 하더라도 세련되게 대안을 갖고 해야 하는데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무조건 정부를 세게 비판하면 반사이익을 얻는다는 이분법적인 사고로, 과격한 방식으로, 임기웅변적으로 하고 있다”며 “이는 이론과 철학의 빈곤에서 나오는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당 리더십에 문제가 있으면 이를 견제하고 거를 수 있는 당내 시스템이 있어야 하는데 문제 제기하는 사람도 없다”고도 했다.

박 교수는 “당내 나쁜 체질을 바뀌기 위해선 인적쇄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 새 인물과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기 위해 애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2004년에 있었던 17대 총선의 개혁공천을 예로 들었다. 그는 “2002년 대선 패배 후 당시 한나라당은 천막당사와 함께 당 구조도 원내정당으로 바꾸고 집단 지도체제를 도입하는 등 여러 형태의 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이 17대 총선에서 개혁공천을 통해 새 인물을 많이 수혈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18·19·20대 총선 공천이 계파 중심으로 변질되면서 이런 작업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로 보수가 지금과 같은 상황이 되는 단초를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2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차기 잠재군, 김기현·남경필·원희룡·오세훈·홍정욱

그는 “지방선거가 보수 개편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몇 가지 시나리오가 있는데 지방선거에서 보수 정당이 완패한다면 정치공학 차원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 올 연말에 새집 짓기가 일어날 것”이라며 “지금의 구조 정당으로는 안된다는, 새로운 차원에서 혁신과 통합을 하자는 움직임 일어날 것”고 내다봤다. 이어 “이때 21세기 조건에 맞는 새로운 자유주의 세력이 다시 결집할 수 있는, 보수와 중도보수 지지층을 끌어모으고 미래 희망 비전 줄 수 있는 세력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반면 “만약 홍준표 대표가 지방선거 패배 후에도 책임지지 않고 대표직을 유지한다면 보수 괴멸 현상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교수는 또 하나의 경우의 수로 개헌 변수를 꼽았다. 만약 연동형 비례대표제처럼 군소 정당도 의석을 차지할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지면 소수 정당이 유지되겠지만 지금과 같은 소선거구제가 유지되면 보수 대통합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보수의 차기 리더십에 대해선 “시대에 대한 통찰이 제일 중요하다”며 “이걸 통해서 메시지에 힘이 생기는 것이고 여기에 행동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또 “보수의 변화와 재건을 이끄는 실천력을 보여주고 대중에게 매력이 있어야 한다. 매력 가지려면 문화적 코드 읽을 줄 아는 그런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제는 어느날 하늘에서 지도자가 떨어지는 그런 시절은 지났다”며 “잠재군 여러명이 경쟁하면서 살아남는 인물이 차기 리더가 돼야 한다”고 했다.

차기 리더 잠재군으로는 김기현 울산시장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홍정욱 전 의원 등을 꼽았다.

박 교수는 지방선거와 관련 “적어도 수도권 광역단체장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단일화 길 열어야 한다”며 “바른미래당에서는 한국당이 지방선거에서 망하길 원하는 것 같은데 선거에 지면 책임 같이 지는 거지 2등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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