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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서비스는 17일 90여개 협력업체 직원 약 8000명을 직접 고용한다고 밝혔다. 특히 자회사를 설립해 정규직으로 채용했던 것과 달리, 모든 비정규직 직원을 직접 고용하는 형태여서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직접 고용의 경우 비용부담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임금, 복지 등에 있어 삼성전자서비스 직원들과 동일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파격적이라는 반응 일색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서비스가 독단적으로 직접 고용을 결정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려는 총수의 의지 없이는 불가능한 일로 여겨진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삼성물산 지분을 매각한 삼성SDI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지난 11일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 지분 전량(404만2758주)을 5599억원에 매각했다.
재계에서는 ‘정중동(靜中動)’ 하던 이 부회장이 드디어 삼성그룹 경영정상화에 시동을 거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월 5일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아 353일만에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 부회장은 16일간의 유럽·캐나다 출장을 마치고 지난 7일 귀국했다.
이제 관심은 이 부회장의 다음 행보에 쏠리고 있다. 업계에선 이 부회장이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대형 M&A(인수합병)를 재개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하만’을 약 9조4000억원에 인수한 뒤로는 대형 M&A를 성사시키지 못했다.
지배구조 개편작업도 조만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2.61%), 삼성화재(1.37%) 등이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매각해 삼성의 남아있는 4개의 순환출자 고리마저 끊을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은 경영 일선으로 돌아온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시급한 현안들을 해결하는데 속도를 더 낼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로 리더십 공백이 해소되면서 삼성의 불확실성이 조금씩 걷혀가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