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부품업계가 고사 직전이다.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글로벌 자동차 판매 부진으로 생산이 줄었기 때문이다.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 이동함에 따라 기존 부품 수요가 감소한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의 노동정책까지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11일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402만8705대로 2017년(411만5000대)보다 2.1% 감소했다. 올해는 1~10월 누적기준 326만6698대로 전년 동기 대비 0.4% 줄어 연간 400만대 생산을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연 400만대 생산은 자동차 산업 생태계 기반을 유지하는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자동차부품업계의 위기는 고용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한국고용정보원 통계를 보면 지난 9월 산업 소분류 기준 자동차 및 부품 제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 수는 38만23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9만1600명)과 비교해 2.4%(9400명) 줄었다. 한국 자동차산업은 제조업 생산의 14%, 수출의 11%를 담당한다. 직접 고용 규모는 조선업(12만8000명)의 3배다. 운송·정비·판매·자재 등 전후방 효과까지 따지면 177만개의 일자리에 영향을 준다. 자동차산업이 무너지면 한국 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경고가 나온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부품업계의 위기는 자동차 생산 감소, 미래차 패러다임 대응 지연, 높은 인건비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며 “부품업계의 어려움은 앞으로 4~5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동차산업 생태계가 아래에서부터 무너지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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