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고 나자 상황은 다르게 흘렀다. 한국의 대(對)미 농식품 수출액 증가폭은 미국산 수입액을 크게 웃돌며 무역 적자폭을 줄여가고 있다. 김치, 라면 등 관세 인하 품목을 적극 활용해 현지 진출폭을 넓힌 결과다.
|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농식품 수출액은 70억3000만달러(약 7조6000억원)로 전년대비 1.5% 증가했다. 2016년부터 4연 연속 증가세다. FTA 체결 전인 2004년(21억달러)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올해도 3분기 기준전년동기대비 6.5% 증가한 55억1900만달러를 수출해 5년째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세계 교역이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맞춤형 컨설팅 등의 노력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FTA 체결이 오히려 농식품 수출의 기회로 작용하기도 한다. 농업 분야 개방폭이 컸던 한·미 FTA가 대표 사례 중 하나다.
한·미 FTA 발효 후 8년(2012~2019년)간 미국산 농식품 수입액은 평균 75억6000만달러로 발효 전 평균(2007~2011년) 59억4000만달러 대비 27.3% 증가했다. 반면 한국의 대미 수출은 같은기간 4억달러에서 6억7000만달러로 67.2% 급증했다. 축산물(75.3%), 가공식품(65.4%), 과일·채소(45.0%) 등이 높은 성장폭을 나타낸 덕분이다.
중국 수출액도 지난해 11억600만달러로 한·중 FTA 발효(2015년) 전인 2014년대비 12.1% 증가했다. 반면 중국산 수입액은 같은기간 59억5900만달러에서 57억4200만달러로 감소했다. 올해는 3분기까지 중국에 8억2000만달러를 수출해 전년동기대비 2.1%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신남방 시장을 적극 공략해 농식품 수출 다변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 규모 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체결은 그런 측면에서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사과·배(인도네시아), 딸기(태국) 등 해외시장 진출 문턱을 낮춘 품목들을 위주로 수출 증대가 기대된다.
김종구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코로나19에 따른 어려운 수출 여건에서도 국가별 전략 품목 선정과 적극적인 비대면 사업으로 농식품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며 “연말까지 과실·과채류 신선농산물에 대한 수출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