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맹호부대 주둔지서 영그는 친환경 제철소의 꿈

포스코, 베트남 일관제철소 부지 반퐁만 지역 선정
반퐁만, ''천혜의 입지조건'' 갖춰..베트남 정부 승인 낙관
포스코 "올해 안 사업허가 희망..세계 최고의 친환경 제철소 건설"
  • 등록 2008-06-26 오전 9:03:00

    수정 2008-06-26 오전 9:03:00

[반퐁=이데일리 정재웅기자] "이곳은 베트남전 당시 우리나라의 십자성 부대와 맹호부대, 백마부대, 청룡부대 등이 주둔하던 곳입니다"

마치 하얀 눈을 연상케 하는 냐짱(Nha Trang)의 규사모래에 시선을 빼앗기고 있을 때쯤, 문득 들려오는 이 한 마디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저 포스코가 추진하고 있는 베트남 일관 제철소의 부지로만 여겼던 곳이 한국 군인들의 애환이 서린 곳인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비행기로 40분. 다시 냐짱 공항에서 차로 2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베트남 반퐁만의 포스코 일관제철소 부지는 이미 우리와 그렇게 인연이 맞닿아 있는 곳이었다.

차에서 내리자 마자 작렬하는 태양과 습한 기운에 숨이 턱 막혔다. 하지만 눈 앞에 펼쳐진 포스코 베트남 일관제철소 부지에서는 왠지 모를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 포스코가 베트남에 건설을 추진중인 일관제철소 예정 부지. 포스코는 이곳에 연산 180만톤 규모의 파이넥스 2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포스코(005490)는 현재 베트남 남부 반퐁(Van Phong)만 경제구역 내 총 942ha(약 285만평) 부지에 180만톤의 파이넥스 2기를 건설할 예정이다. 투자금액은 50억달러에 달한다. 이를 위해 이달 초 사업타당성 검토를 마치고 이 결과를 베트남 정부에 제출한 상태다.

반퐁만은 수심이 평균 20m 수준으로 베트남내 타 해안보다 깊어 20만톤급 대형선박을 수용할 수 있는 항만 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 혼곰(Hon Gom) 반도가 자연방파제 역할을 해 평균 3~5㎞의 방파제 건설이 필요없는 천혜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포스코의 베트남 일관제철소 건설 프로젝트 역사는 지난 9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베트남 정부는 포스코에 일관제철소 건립을 주문했으나 당시로서는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에 별 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지난 2006년 응웬 떤 중(Nguyen Tan Dung) 베트남 수상이 공식적으로 포스코에 일관제철소 설립을 제안했고 당시 전 세계적으로 일었던 폭발적인 철강수요에 주목한 포스코는 본격적으로 이를 검토, 반퐁만을 최종 부지로 선정했다.

포스코의 베트남 일관제철소 건설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포스코에게는 절호의 기회였다. 또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한 파이넥스 공법을 본격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포스코와 함께 공동 파트너로서 베트남 일관제철소 사업을 진행해왔던 베트남 국영기업 비나신이 투자철회를 선언하면서 포스코의 베트남 일관제철소 사업이 차질을 빚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 포스코 베트남 일관제철소 예상부지 위치.

또 대만의 포모사그룹이 베트남 북부에 일관제철소 건설 승인을 취득해 포스코의 베트남에서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청명 포스코 베트남 프로젝트 추진반 반장은 "비나신과는 당초부터 사업타당성 검토때까지만 함께 하기로 했었다"며 "비나신의 투자 철회 선언이 포스코의 베트남 일관제철소 건립에는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포모사그룹의 베트남 일관제철소 건설 승인에 대해서도 "포모사그룹은 철강전문기업이 아니다"라면서 "포모사그룹이 건설려는 제철소 부지는 이미 포스코가 검토했던 곳이었으며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던 곳"이라고 밝혀 세간의 우려들을 일축했다.

실제로 현장에서 만난 포스코 현지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베트남 정부의 포스코 일관제철소 승인에 대해 낙관하는 분위기였다.

포스코 베트남 현지법인의 한 관계자는 "베트남 당국자들도 포스코의 일관 제철소가 곧 승인이 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며 "다만, 베트남 정부의 승인 프로세스가 우리나라와 달라 약간 시간이 걸리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현재 포스코는 베트남 정부에 일관제철소 건설 및 향후 운영과 관련된 각종 인프라 지원을 요청해 둔 상태다.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인프라 지원이 없다면 일관제철소 건설은 난항을 겪을 수 밖에 없다.

▲ 조청명 포스코 베트남 프로젝트 추진반장이 예상부지에서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포스코의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건설 당시에도 한국정부의 든든한 인프라 지원이 성공 요인이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베트남 정부가 법인세 감면혜택 뿐만 아니라 저렴한 가격에 부지 장기임대, 수도·도로확장 등의 확실한 인프라 구축을 희망하고 있다.

조 반장은 "일관제철소 건설과 관련, 사업허가가 올해 안에 이뤄지기를 희망한다"며 "만일 그렇게 된다면 착공은 내년 상반기 중 진행될 것이며 오는 2012년에는 완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지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부지 현장에서 만난 응엔 싼 럭씨는 "포스코가 이곳에 일관제철소를 건립하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그동안 이곳에 아무런 제반시설이 없어서 불편했었는데 포스코가 들어옴으로 해서 이런 것들이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주민들의 반대도 거의 없다"고 전했다.

포스코의 베트남 일관제철소 건설에 있어 또 하나의 강점은 바로 파이넥스 공법을 통한 친환경 제철소라는 점. 파이넥스 공법은 일반 고로공법 보다 오염물질 배출이 적을 뿐만 아니라 각종 유해물의 90% 가량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최근 베트남 정부가 냐짱 부근에 대단위로 조성하고 있는 휴양시설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환경 측면에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조 반장은 "포항과 광양의 제철소를 둘러본 베트남 공무원들이 친환경적인 파이넥스 공법을 도입해 달라고 요구해왔다"며 "파이넥스 공법은 분탄과 분광을 쓰기 때문에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데다 작업방식이 간단해 베트남 현지인들을 채용해도 생산성을 극대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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