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백혈병치료제 복제약의 복잡한 셈법

제약사 11곳, 글리벡 복제약 발매 채비
낮은 시장성 불구 가격경쟁 등 치열
  • 등록 2013-06-01 오전 10:23:00

    수정 2013-06-02 오전 8:56:51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백혈병을 치료하는 약 ‘글리벡’의 복제약(제네릭) 시장이 활짝 열렸다. 노바티스의 글리벡 약값 지원 폐지로 제네릭 제품이 무더기로 쏟아질 전망이다. 반면 글리벡보다 우수한 약물의 진입으로 제네릭의 경쟁력에 물음표를 제기하는 시각도 많다.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CJ제일제당(097950), 부광약품(003000), 종근당(001630), 한미약품(128940) 등 11개사가 만성골수성백혈병치료제 글리벡의 제네릭 제품에 대한 보험약가를 등재받고 발매 채비를 마쳤다. 오는 3일 글리벡의 물질특허가 만료되면 제네릭 제품이 무더기로 쏟아질 태세다.

지난 2003년 출시된 노바티스의 글리벡은 8년 생존율이 85%에 달하는 우수한 효능으로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치료가 가능한 영역으로 끌어들였다는 평가를 받는 약물이다. 작년 처방실적은 1001억원으로 전체 의약품 중 2위를 기록했다.

글리벡은 100mg 한 종류만 있지만 국내업체들은 임상시험을 거쳐 글리벡이 보유하지 않은 고용량(200mg, 400mg)도 개발하는 등 이 시장에 공을 들였다.

특히 제네릭 발매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글리벡의 환자 가격 지원도 폐지되면서 제네릭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노바티스는 그동안 글리벡을 복용하는 환자들에게 약값의 5%를 지원해왔다. 건강보험공단이 백혈병 치료 약값의 95%를 지원하고 있어 환자들은 사실상 글리벡을 무료로 복용한 셈이다.

하지만 글리벡의 물질특허 만료를 앞두고 제네릭 제품의 무더기 발매가 예고되자 노바티스가 전격 약값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노바티스의 글리벡 약값 지원이 계속될 경우 가격 경쟁력이 없는 제네릭 제품들은 발매를 포기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약값 지원 폐지로 제네릭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일부 업체들은 가격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CJ제일제당과 부광약품의 경우 제네릭 제품 100mg 1정당 글리벡(2만1281원)보다 20%대에 불과한 각각 4916원, 5656원의 보험약가를 책정했다. 제네릭 발매 이후 글리벡의 약가가 30% 내려가는 것을 감안해도 오리지널보다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팔겠다는 전략이다.

약가제도에 따르면 가장 먼저 진입하는 제네릭은 오리지널의 59.5%까지 받을 수 있음에도 시장 선점을 위해 저가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기존에 글리벡을 복용했던 환자들이 CJ제일제당과 부광약품의 제네릭으로 약을 바꾸면 연간 100만원 이상의 본인부담금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최근 효과가 더 좋은 약물이 속속 등장, 글리벡 제네릭의 시장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이 제약사 입장에선 고민이다.

지난해 글리벡보다 강력한 효능을 가진 노바티스의 ‘타시그나’와 한국BMS의 ‘스프라이셀’이 글리벡과 동일한 1차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기존에는 환자들이 글리벡을 무료로 공급받고 있어서 효과 좋은 다른 약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많지 않았지만 약값 지원이 폐지됨에 따라 상황은 달라졌다. 자칫 공들여 임상시험까지 거쳐 개발한 제네릭 제품이 정작 의료진과 환자료부터 외면받는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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