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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價 주춤?…“수입란, 직접적 원인 아냐”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계란가격은 가파르게 상승세를 보이다가 지난 13일 주춤했다. 지난해 11월30일 5555원으로 오르막길을 내달린 이후 처음이다. 같은 해 12월7일 5602원이던 계란값(특란·중품 포함 30개입)이 3일 기준 8389원으로 급등, 수입란(卵)의 유통 소식이 전해진 12일에는 9543원으로 정점을 찍고 13일 9491원으로 52원 떨어졌다.
이 때문에 수입란의 공급량이 가격에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지만 힘을 얻진 못하고 있다. 아직 수입란 물량이 시중에 풀리지 않은데다 수입량이 설 특수를 앞둔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오히려 유통업체들이 그동안 사재기한 물량을 일정부분 방출한 것이 가격 하락의 요인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정부가 무관세로 계란을 수입하기로 한 양 3만5000톤 중 식품가공업체(1만6000톤) 공급분을 제외한 시장유통 물량은 1만8900여 톤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오는 6월말까지 공급키로 한 전체량이다. 통계청 및 업계에 따르면 하루 평균 국내 계란 소비량은 3600만개이지만 AI사태 이후 생산량이 1000만개 가량 줄어든 3200만개여서 부족분은 매일 약 400만개(약 300톤) 정도다.
수입란 판매 난색…설 전 가격↑불가피
상황이 이렇자 유통업계에선 자체적인 물량 조절을 하면서도 수입란 판매엔 달갑지 않은 표정이다. 오는 21일부터 약150만개의 수입란을 판매할 예정인 롯데마트를 제외하고는 업계1·2위인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설 전 수입란 판매 계획이 없다. 이들 모두 1인1판 또는 1인2판제, 1인3판제(개인사업자)를 실시하며 수급량을 조절하고 있다.
업계 측 한 관계자는 “수입란이 기존 가격보다 비싸고 물량도 부족하기 때문에 가격안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설 일주일 전부터 수요량이 많게는 3배 가까이 뛸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롯데마트가 마진을 제외한 수입란 판매가격 8990원은 기존 국내산 계란 최저가 △롯데마트가 7290원 △이마트 7580원 △홈플러스 7990원보다 많게는 1700원 높다. 비싼 항공료 탓에 정부 지원이 가격 경쟁력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한 결과다. 정부가 이날 항공료 지원액을 톤(t)당 100만원→150만원으로 인상키로 했지만 유통업계에선 좀 더 지켜보자는 눈치다.
또 다른 업계 측 관계자는 “수입란이 공급되도 가격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않는다”며 “지금도 동네슈퍼에선 30개입 한 판에 1만원을 훌쩍 넘는다. 설 명절 수요가 급증하면 대형마트도 그 수준까지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앞서 계란 한 판(30개입)에 1만원짜리 선물세트를 내 놓은 GS수퍼마트 측 관계자도 “계란가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수요가 급증하면 가격은 당연히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