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올린다는데…약달러 지속, 왜?

'트럼프식 환율전쟁' 공포 커진다 <하>-③
외국기업 공장 美 이전 유인, 확장적 재정정책
'대통령은 환율에 침묵' 금기 깬 트럼프 시그널
  • 등록 2018-03-21 오전 5:55:00

    수정 2018-03-21 오전 5:55: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남 김정현 기자] 요즘 국제금융시장의 눈은 단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 쏠려 있다. 20~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게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올해 가파른 인상 기조의 첫걸음이다.

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 경제가 잘 나가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눌려있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기대가 커지고 있다.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올해 들어 2.4101%에서 2.8576%로 45bp(1bp=0.01%포인트) 급등한 것도 이 때문이다.

통상 강한 경제는 강한 통화를 뜻한다. 경기가 살아나면 그 나라 돈의 값도 올라가는 게 자연스럽다.

그런데 최근 미국 달러화만큼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뜻하는 달러인덱스는 채권금리 급등과는 반대로 하락했다. FOMC를 코 앞에 둔 19일(현지시간)에도 오히려 전날 대비 0.44% 떨어졌다. 이상하리만치 맥을 못 추고 있는 달러화.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핵심 키워드는 ‘트럼프’다. 첫 손에 꼽히는 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달러를 원한다고 시장이 믿고 있다는 점이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올해 중간선거를 치러야 하는 만큼 지지층 결집을 위해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며 “제조업의 고용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외국 기업들이 미국으로 공장을 옮겨와야 한다. 달러화 약세가 공장 이전의 유인을 강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통령이 달러화 가치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는 금기를 트럼프 대통령이 깬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식(式) 확장적 재정정책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행정부가 경기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재정 지출을 확대하고 감세를 추진하면 재정 적자는 더 악화할 것이고, 이는 곧 달러화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져 약세를 초래할 수 있다는 논리다.

무역 적자가 심화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인구조사국(센서스뷰로)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무역수지 적자는 7962억달러로 2016년(-7355억달러)보다 더 악화됐다. 달러화 약세를 통해 적자 폭을 인위적으로 줄여보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복안이다. 복수의 시장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에 어필할 수 있는 건 결국 무역 적자를 확 줄이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제금융학회장인 채희율 경기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 차원에서 약달러가 좋다는 시그널을 주면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확장적 재정정책도 약달러 요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위적인 약달러 정책이 제 발등을 찍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은 소비의 나라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육박한다. 달러화로 환산된 수입품 가격이 상승하면 미국 경제의 근간인 소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미모가 더 빛나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