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사람]피자 도우 하나로 세계를 매료시킨 셰프

세계 아크로바틱 피자 2년 연속 챔피언이자 이탈리아 피자 장인 파스콸리노 바바쏘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 힐튼 호텔 일폰테에서 피자 도우 돌리기를 선보였다. 이 호텔은 파스콸리노 바바쏘를 초청해 오는 26일까지 ‘일폰테 아크로바틱 피자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일 년 중 절반은 타국 호텔 주방에서 새로운 식구와 함께 피자를 만든다. 올 연말까지 초청 예약이 꽉 차 있어서 계속 전 세계 호텔을 돌아다닐 예정이다.”

지난 19일 밀레니엄 서울 힐튼 내 이탈리안 레스토랑 ‘일폰테’에서 만난 파스콸리노 바바쏘(45·Pasqualino Barbasso) 조리장(셰프)은 외길을 걸어 성공한 ‘피자 전문가’이다.

바바쏘 조리장은 인구 1만명 소도시인 이탈리아 시칠리아 팔레르모(Palermo)에서 가업을 이었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식당 ‘일 팔코 아쭈로(Il Falco Azzuro)’에서 일하던 바바쏘 조리장은 1996년 로마에서 자신의 운명을 결정지었다. 그해 로마에서 2주간 피자 강의를 들은 바바쏘 조리장은 실습한 뒤 피자 전문 조리장으로 방향을 정했다.

그는 피자 요리와 도우 반죽 등에 매진하다가 기회가 왔다. 2001년부터 2년간 한 이탈리아 피자 브랜드가 주최한 ‘피자 월드 챔피언십 아크로바틱(곡예) 도우(밀가루 반죽)’ 퍼포먼스 부문에서 연속 우승했다.

바바쏘 조리장은 그때부터 이탈리아는 물론 전 세계가 찾는 조리장이 됐다. 그는 “(TV에서 방영할 정도로) 유명한 대회라 우승한 뒤로 명성을 얻었다”라며 “그때부터 전 세계 초청을 받아서 직접 만든 피자와 도우 돌리기를 선보인다”라고 말했다.

피자 월드 챔피언십 아크로바틱 도우 퍼포먼스 부문에서 2001~2002년 우승한 파스콸리노 바바쏘 조리장. (사진=밀레니엄 서울 힐튼)

인생이 180도로 바뀐 바바쏘 조리장은 안 가본 나라가 없을 정도다. 수입도 짭짤해졌다. 그는 “우승하기 전보다 두 배 이상 더 번다”라면서도 “수입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즐겁게 일한다”고 말했다.

싱글인 바바쏘 조리장은 “어느 나라에 내 영혼의 단짝이 있을지 궁금하다”고 말하면서도 일을 더 사랑하는 ‘워커홀릭(일 중독자)’ 본색을 숨기지 못한다. 그가 표현한 대로 “여권 4개에 (각 나라) 비자로 꽉 차 있을 정도”로 셀 수 없이 많은 나라를 다닌 바바쏘 조리장은 아시아 국가에서 일하는 게 즐겁다고 털어놨다.

바바쏘 조리장은 “처음 방문한 아시아 국가인 싱가포르가 인상 깊었다”라며 “(식재료를 사용하는 데) 제약 없이 다양한 피자를 만들 수 있어서 좋았고 모두 친절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때부터 아시아 국가 초청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오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수많은 도시를 다닌 바바쏘 조리장에게도 서울은 처음이다. 제주도만 한 차례 방문했던 바바쏘 조리장은 벌써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다양한 한국 음식을 먹을 생각에 들떴다. 바바쏘 조리장은 “전 세계를 다니면서 다양한 사람과 요리하고 사귀면서 (외국인을 향한) 편견이 많이 사라졌다”라며 “앞으로도 어디서든 (본인을) 부른다면 달려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