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3대공항’ 접수 신라免… 이부진, 업계 첫 '해외매출 1조' 도전

28일 신라면세점 홍콩 첵랍콕 공항점에서 정식 개장 기념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김진혁 호텔신라 해외운영총괄 상무, 한인규 호텔신라 TR부문 사장, 그룹 하이라이트 양요섭·이기광,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프레드 람 첵랍콕국제공항 사장, 그룹 하이라이트 용준형·손동운, 씨시 찬 첵랍콕국제공항 상업처장, 앨리스 우 신라면세점 첵랍콕국제공항점 최고운영매니저.(사진=호텔신라)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이 신라면세점 홍콩 첵랍콕국제공항점 정식 개장에 힘입어 올해 해외 매출 1조원 달성에 도전한다. 아시아 3대 공항 내 면세점 운영 경험을 무기로 대만 타오위안 면세점까지 노리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28일 오후 홍콩 첵랍콕국제공항점에서 이부진 사장, 한인규 TR부문 사장, 프레드 람(Fred Lam) 첵랍콕 공항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갖고 정식 영업을 시작했다.

신라면세점은 오는 2024년 9월까지 첵랍콕공항에서 화장품·향수·의류·액세서리 분야 면세점을 운영한다.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4월 진행된 입찰전에서 스위스 듀프리와 미국 DFS 등 글로벌 면세 사업자들을 제치고 승리했다.

가개장 기간동안 실적을 놓고 보면 이미 합격점이다. 영업 첫 분기에 흑자를 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가개장한 첵랍콕공항점은 올해 1분기에 매출 942억원, 당기순이익 11억원을 기록했다.

정식 영업이 시작되면 매출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홍콩 첵랍콕 공항은 전 세계 공항 중 국제선 이용객 3위다. 연평균 이용객이 7000만명에 달하는 거대한 시장이다. 지난해 인천국제공항 이용객이 6000만명 수준이었다.

신라면세점은 여행객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 국내 공항 면세점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인다.

일단 전체 면세점 명칭을 ‘뷰티 앤 유(BEAUTY&YOU)’라고 지었다. ‘고객의 뷰티를 책임진다’라는 의미다.

아울러 △한·일 인기 화장품 전문관 ‘뉴 제너레이션’ △맞춤형 상품 추천관 ‘큐레이티드 존’ △남성전문관 ‘엘레먼츠’ 등 특화 매장을 마련했다. 전체 3300㎡(약 1000평) 규모 매장에 200여 개 국내·외 유명 브랜드가 들어선다.

신라면세점은 이번 정식 개장으로 올해 신라면세점 해외 매출이 1조원을 넘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사진=호텔신라)

지난해 호텔신라 면세사업부문 매출액은 3조 5761억원이었다. 이 중 해외 매출이 7000억원이다. 이미 올해 1분기에만 해외 매출이 2900억원에 달했기 때문에 1조원 달성은 뜬구름 잡는 얘기가 아니다.

국내 면세기업 중 해외에서 1조원 어치를 판 기업은 아직까지 없다. 국내 1위 롯데면세점이 일본 간사이 공항점 등 해외 7곳에서 매장을 운영 중이지만, 지난해 매출은 1400억원 수준이었다.

신라면세점은 해외에서 첵랍콕 공항 외에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마카오 공항, 태국 푸켓 시내점, 일본 도쿄 시내점까지 총 5곳을 운영 중이다.

이번 정식 개장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한가지 더 있다. 오는 7월 23일 접수가 끝나는 대만 타오위안 제 2터미널 면세 사업자(C·D 구역) 입찰전이다. 해당 사업권의 연 매출은 약 4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기업 중엔 롯데와 신라, 해외 기업 중엔 듀프리와 DFS 등이 참전을 예고하고 있다.

타오위안 공항은 이번 면세 사업자 선정을 계기로 ‘아시아 톱(TOP)’ 도약을 노리고 있다. 이에 맞춰 신라는 입찰전에서 아시아 3대 공항 내 면세점 운영 경험을 적극 강조할 계획이다.

타오위안 공항 면세점의 경우 한번 사업권을 얻으면 운영 기간이 12년으로 국내나 홍콩 공항보다 길고, 원한다면 시내면세점 운영권까지 챙길 수 있다. 세계 5위 신라면세점이 최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등을 겪으며 사업 다각화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고 중동과 동남아 등 해외 면세점 진출이 하나의 활로가 됐다”라며 “아시아 3대 공항에서 화장품·향수를 운영하는 만큼 글로벌 톱 면세 사업자로 성장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