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홍남기가 이재명 ‘전국민 재난지원금’ 반대하는 3가지 이유

①기재부 “14조 뿌리고 4조 소비효과, 낮은 가성비”
②KDI “취약층 현금+중상위층 대출 방식 2배 효과적”
③통계청 “전국민 재난지원금, 고소득층이 더 혜택”
이르면 1일 당정청 회의, 지원대상 놓고 논의 본격화
  • 등록 2020-08-31 오전 12:00:00

    수정 2020-08-31 오전 12:00:00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차 긴급재난지원금 관련해 “선별지급이 자신의 신념”이라며 이르면 내달 1일 당정청 회의에서 관련 논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전 국민이 아니라 소득 하위 50% 또는 70% 이렇게 일정 계층, 어려운 계층에 대해서 맞춤형으로 주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렇게 민주당 지도부와 재정당국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주장하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난색을 표하는 이유는 14조원 넘는 나랏돈을 전국민에게 지급했지만 효과가 예상보다 신통치 않았다는 판단이 가장 큰 이유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모습. 사진은 2018년 12월1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 당시 모습이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14조 지급했는데 소비 효과 4조 그쳐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자체 분석 결과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통한 새로운 소비 창출 효과(소비 효과)가 30% 수준에 불과했던 것으로 추산했다. 14조3000억원을 지급했는데 실질적인 소비 효과는 4조3000억원에 불과해 지출대비 ‘가성비’가 낮았다는 얘기다. 나머지 10조원은 평소에 마트 등에서 썼던 기존 소비를 대체하는데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카드승인액을 토대로 한 추정치다.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올해 5~8월에 증가한 카드승인액에서 재난지원이 없었던 상황을 가정한 카드승인액을 뺀 결과다. 구체적인 수치는 재난지원금 사용 시한인 8월31일까지 내역을 확인한 뒤 산출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재난지원금이 한계소비성향(저축하지 않고 소비하는 금액의 비율)이 높은 저소득층에게 갔다면 훨씬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책연구기관에서도 선별 지원이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가계부문 유동성 위험 점검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소득이 20% 하락할 경우 유동성 위험 가구의 비율이 순자산 상위 20%에서는 0.3%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순자산 하위 20%에서는 4.9%포인트 증가했다. 저소득층이 겪는 코로나19 충격이 고소득층보다 16배나 크다는 얘기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똑같이 100만원의 현금을 지급하면 유동성 위험 가구 비율이 2%포인트 감소하는데 그쳤다. 취약가구에 현금 100만원을 선별 지원하고 자산이 있는 가구에는 담보 대출을 하면 위험가구 비율이 3.7%포인트 감소했다. 2배 가량 더 효과가 있는 셈이다.

김영일 KDI 선임연구위원은 “소득 지원은 취약계층에 집중하되 담보 여력이 있는 자산 보유 가구에 대해서는 담보 대출 등을 지원하는 선별적 방식이 유동성 위험 완화와 재정절감 측면에서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올해 국가채무는 역대 최대 수준인 839조4000억원(3차 추경 기준)에 달한다. 한정된 재원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라는 게 KDI 제언이다.

지원금 뿌렸는데 취약층 3.8조 Vs 상위층 6조

전 국민 재난지원금으로 취약계층보다 고소득층 가구가 더 혜택을 받은 ‘역진성’ 문제도 제기된다. 이낙연 대표는 지난 29일 당선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통계청에서 나온 거 보면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고소득층에게 더 도움이 많이 가는 것으로 그런 결과가 됐다”고 말했다.

통계청의 2분기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1인 가구·농어촌 포함 전국 가구 기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사회수혜금이 1분위(소득하위 20%) 가구에는 3조8090억원, 5분위(소득상위 20%) 가구에는 6조251억원 지급됐다. 고소득층이 저소득층보다 2조2161억원의 정부지원금을 더 받은 셈이다.

이 결과는 작년과 상반된다. 작년 2분기에는 1분위 가구의 사회수혜금이 1조2167억원으로 5분위 가구(9748억원)보다 많았다. 이는 올해 2분기에 재난지원금이 전 국민에게 가구 단위로 지급되면서 가구원 수가 많은 고소득층이 혜택을 더 받았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기준 가구원 수는 1분위가 2.34명, 5분위가 3.52명이다.

하지만 선별지원을 하면 코로나19 피해를 입고도 지원을 못 받는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고, ‘차별지원’이라는 반발도 불가피하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박기백 한국재정학회장(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은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쪽에 지원하는 게 원칙적으론 제일 맞지만, 피해 대상을 단시간에 파악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재정·금융 지원을 전방위로 검토해 가능한 빨리 지원하는 방안을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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