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이퍼링 신호에 中 비트코인 규제까지…위험자산 '털썩'

일부 연준 위원들 "테이퍼링 논의 시작 필요"
"인플레는 일시적" 그간 입장과 다소 달라져
애틀랜타 연은 총재 "모든 가능성 열어둘 것"
"8~9월 신호 후 연말 전후해 테이퍼링" 무게
시장 긴장감…비트코인 쇼크 더해 위험자산↓
고평가 기술주 담은 '아크 ETF' 연중 최저치
  • 등록 2021-05-21 오전 6:00:00

    수정 2021-05-21 오전 6:00:00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AFP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돈줄 조이기가 예상보다 빨라질까. 연준이 팬데믹 이후 처음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갑작스러운 연준의 언급에 시장은 고평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급락하며 출렁거렸다.

FOMC 의사록 “테이퍼링 논의 필요”

연준이 19일(현지시간) 내놓은 지난달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보면 몇몇 참석자들은 “경제가 FOMC의 목표를 향해 계속 빠르게 진전하면 자산 매입 속도를 조정하는 계획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FOMC 의사록에서 테이퍼링 언급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준은 현재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달 1200억달러 규모로 사들이는 양적완화(QE)를 하고 있다. 그런데 연준의 전례 없는 돈 풀기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불거지면서 QE 규모를 줄이는 테이퍼링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테이퍼링 시행,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정상화 경로 자체는 연준이 부정하고 있지 않지만 시기를 둘러싸고 시장 내 논쟁은 커지고 있다.

이날 연준이 예고 없이 테이퍼링을 시사한 건 최근 연준 인사들의 언급과는 차이가 있다. 대다수 연준 인사들은 공개석상에서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고 밝혀 왔다. 미국 물가 지표 등이 예상을 웃돌면서 통화정책의 미세조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싹트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부 위원들은 “최근 물가를 올리고 있는 공급망 병목 현상과 원자재 부족 사태가 빠르게 회복하지 않을 수 있다”며 “올해 이후 물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산업에서는 공급망 교란이 예상보다 오래갈 수 있다고 분석한 위원들도 나왔다.

미국 내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의 발언 뉘앙스 역시 바뀌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준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팬데믹 이후 경기가 회복하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전례 없는 시기”라며 “앞으로 어떠한 일이 일어나더라도 이에 대해 대비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상황이 이렇자 월가에서는 테이퍼링 시기를 둘러싸고 여러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오는 8~9월께 공식적으로 신호를 준 후 올해 말 혹은 내년 초 시행에 들어가고 그때부터는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일 것이라는 전망이 상당수다. 유니크레디트 분석가들은 “연준은 내년 1분기 테이퍼링에 돌입할 것”이라고 점쳤다.

핌코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채권 구루’ 모하메드 엘 에리언은 CNBC에서 “시장은 연준이 경제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인플레이션에 느리게 반응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했다. 현재 강세장의 기반인 엄청난 유동성 일부를 제거해야 후유증이 덜할 것이라는 경고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위험자산 털썩…아크 ETF 연중 최저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의 폭락으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진 와중에 연준의 긴축 시사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증시와 원자재 등은 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48% 내린 3만3896.04에 거래를 마쳐 3만4000선이 무너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각각 0.29%, 0.03% 하락했다.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3.3% 내린 63.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금융당국은 전날 민간 가상자산 거래 불허 견해를 내놓으며 비트코인 쇼크에 기름을 부었다. 비트코인은 코인당 3만달러 초반까지 하락했다.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가 설립한 아크 인베스트의 ‘아크 이노베이션 ETF(ARKK)’가 연중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날 ARKK는 전 거래일 대비 1.75% 하락한 102.9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3일(99.48달러)을 제외하면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반 년 만의 최저치다. 올해 들어서는 가장 낮다. ARKK는 월가의 스타 매니저로 떠오른 우드가 굴리는 상장지수펀드(ETF)다. 올해 2월 중순께 156달러대를 정점으로 계속 추락하고 있다.

ARKK의 주요 편입 종목은 테슬라, 코인베이스, 텔라독 헬스, 로쿠, 스퀘어, 줌, 쇼피파이 등이다. 인플레이션과 중국의 비트코인 거래불가가 현실화하자 고평가 기술주 중심의 ARKK가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2.49% 내린 주당 563.46달러에 마감했다. ARKK 내 테슬라의 편입 비중은 9.99%에 달한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이날 한때 일부 서비스가 마비되기도 했다. 주가는 5.94% 급락했다.

유럽계 자산운용사 캔드리암의 나데지 뒤포세 자산전략팀장은 “현재 금융시장의 열쇠를 쥐고 있는 곳은 중앙은행”이라며 “증시는 당분간 변동성을 보이면서 10%까지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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