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산업 생산성 세계 꼴찌인데…호봉제 연봉, 매년 3∼4% 인상

양보없는 강성노조의 그늘
효율성 떨어지는 임금 체계 고집
성과 보상 없이 생산성 향상 역행
  • 등록 2018-05-14 오전 5:40:00

    수정 2018-05-14 오전 8:34:06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한국GM 군산공장은 폐쇄되기 전까지 가동률이 20%에 불과했다. 하지만 노사 단체협약에 따라 생산라인이 멈춘 날에도 근로자들에게 임금의 80%를 지급했다. 자동차 판매량이 해마다 줄어도 호봉제에 기반한 연봉은 매년 3~4%씩 인상됐다. 전 세계 자동차 공장 148개의 생산성을 비교한 ‘하버 리포트(2016년 기준)’에 따르면 한국GM의 군산공장의 생산성은 꼴지에 가까운 130위다.

자동차는 한국 제조업의 축소판이다. 전·후방 관련 산업을 합치면 제조업 생산의 14%, 부가가치의 11.5%, 고용의 12.2%를 각각 차지한다. 한국GM의 높은 연봉과 낮은 생산성은 한국 제조업이 직면한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 제조업의 고질적 문제인 고임금·저생산성은 강성 노조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자동차는 물론 조선·철강·석유화학 등 걸핏하면 머리에 띠를 두르고 고공 농성을 벌이는 강성 노조는 한국 제조업의 생산성을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GM 노조는 지난달 7일 사측과 교섭을 벌이던 중 작년분 성과급을 제때 지급받지 못하자 사장실을 무단 점거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해외 매각에 반대하며 고공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강성 노조는 노동시장 경직성을 부추기는 요인이기도 하다. 기업들은 생산성이 떨어져도 정리해고는 커녕 희망퇴직을 받는데도 노조의 눈치를 봐야 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생산성이 선진국에 비해 낮은 이유는 긴 근로시간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양보를 모르는 강성 노조도 한 몫 하고 있다”며 “노조가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으면 생산성이 높아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저생산성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호봉제가 지목된다. 성과와 상관없이 오래 다녔다는 이유만으로 매년 연봉을 올려주다보니 근로자들은 열심히 일하지 않고 회사는 인건비 부담만 늘어나는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5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43.1%가 호봉제를 시행하고 있었다. 능력에 기반한 직능급을 도입한 곳은 전체의 34.5%, 일의 가치를 따지는 직무급을 적용한 곳은 13.5%에 그쳤다.

특히 근로시간 단축 시행을 앞두고 한국의 기형적인 임금체계를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호봉제 대신 성과급과 직무급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임금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보고서에서 “근로시간 단축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려면 임금 체계를 투입(근로시간)이 아니라 산출(생산량)에 따라 보상하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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