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논평]송언석이 '비정함' 넘는 비판 받는 이유

'한부모 지원 시설' 예산 삭감 주장했다 결국 사과
정의 "이 따위로 정치하지 말라"..민주, 예결위 사퇴 요구
직전 정부 기재부 차관 출신이 예산 심의?..'상도의 없어'
  • 등록 2018-12-01 오전 6:00:00

    수정 2018-12-01 오전 6:00:00

자유한국당 송언석 의원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이번주 국회를 뜨겁게 달군 정치인 중 한명이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박근혜 정부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인 송 의원은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위 소위원회에서 여성가족부가 요청한 한부모 가정 시설 지원 예산에 대해 “그동안 시설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던 것을 갑자기 국가에서 해주겠다고 하는데, 모든 걸 국가가 책임지는 것은 곤란하다”며 전액 삭감을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이 예산의 필요성을 피력하던 기획재정부 차관이 울먹이기까지 했고, 이를 보다 못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비정하다”고 해 의도치 않게 여의도 유행어를 만들었다.

이에 대해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 27일 ‘송언석 의원은 그 따위로 정치하지 말라’는 다소 거친 제목의 논평을 냈다. 김 부대변인은 “송언석 의원이 예결특위 소위에서 61억원 규모의 한부모 가정 시설 지원 예산 전액 삭감을 주장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지난 8월 말 지역 예산 827억원을 확보했다고 자랑스레 밝혔다. 내역을 보면 ‘국도 3호선 김천∼거창 확장 사업비 265억원’, ‘국도 대체 우회도로 옥율∼대룡 건설 사업비 130억원’, ‘국도 59호선 김천∼선산 확장 사업비 89억원’ 등 아주 전형적인 지역 건설 예산”이라며 “자신의 지역구 도로에 국고 수백억원씩 쏟아붓는 것은 아무 문제도 없고, 누군가에는 목숨과도 같은 61억원은 국가 책임은 곤란하다는 얼토당토않은 소리와 함께 삭감돼야 하는가. 송 의원과 같은 인물을 보고 있자면 도대체 정치가 뭔가하는 회의감까지 밀려온다”고 꼬집었다.

그는 “송 의원은 자신과 같은 정치인들이 정치의 격을 떨어뜨리고 국민들의 불신을 조성한다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할 것”이라며 “송 의원은 그 따위로 정치하지 말기 바란다”고 일침했다.

이날 송 의원은 결국 입장문 통해 사과했다. 송 의원은 “한부모 가정의 어려운 사정을 외면하겠다는 것은 아니었다”며 “정부의 예산을 고려했을 때 우리 사회의 모든 아픔을 나랏돈으로 해결할 수는 없기 때문에 국비 예산 편성에 신중을 기하자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송 의원에 대한 지적은 계속됐다. 다음날인 28일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송 의원이 사과를 했지만 송 의원은 예산결산특별위원 자격이 없다”며 사퇴를 공식 요구했다.

권 대변인은 “한부모 지원 예산은 깎으면서 본인의 지역구 예산을 챙긴 것은 물론, 소위 ‘최순실 표’ 예산이 집중적으로 편성됐던 2014년 8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예산실장을, 2015년 10월부터 2017년 6월까지 기재부 2차관을 지낸 예산책임자였다”며 “무려 3500여억원의 예산이 한 사람을 위해 편성되는 현장에 있었으면서 한부모를 위한 61억원의 예산을 저지한 송언석 의원에게 국민들을 위한 민생예산의 심의를 맡길 수 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송 의원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이번 논란이 계속해서 커지는 것은 송 의원의 ‘비정함’ 때문만은 아니다. 권 대변인이 지적한 대로 그가 이번 정부의 바로 직전인 박근혜 정부에서 기재부 차관까지 지낸 예산책임자로 ‘최순실 예산’을 만드는데 기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서다.

또 각 부처의 상황을 속속들이 잘 알고 있는 예산전문가가 예산 심의를 하고 있는 것도 공무원들 입장에선 불만이다. 소위 말하는 ‘상도의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정치권 인사는 “바로 직전까지 예산을 총괄한 기재부 차관 출신이 야당 의원으로 예결위에서 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고, 경우가 없는 일”이라며 “당장은 본인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겠지만 결국 모든 공무원을 적으로 돌리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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