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유니콘 아닌 조랑말"…우버에 위워크까지 '위기의 공유경제'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 고평가 논란 속 상장 연기
기업가치, 470억달러→150억달러 낮춰도.."수요 없어"
IPO 대어 기대 모은 우버, 상장 후 주가 26% 하락
"수익 못 내는 덩치 큰 기업 좋은 평가 힘들어"
  • 등록 2019-09-19 오전 5:00:00

    수정 2019-09-19 오전 5:00:00

[AFP제공]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공유경제 서비스업체가 채택한 모델은 유니콘(기업 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기업)이 아니라 고깔모자를 쓴 비루먹은 조랑말에 불과하다.”(영국 이코노미스트지)

공유경제 업체들이 휘청이고 있다. ‘글로벌 협업 플랫폼’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전 세계 111개 도시에서 528개의 공유 사무실을 운영하는 위워크(We work)가 상장 시기를 정하지 못한 채 표류 중이다. 올해 5월 나스닥에 상장하며 기대를 모았던 차량 공유 업체 우버(Uber)도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이날 우버는 전 거래일보다 0.41% 내린 주당 34.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7월 초 대비 26%나 빠진 가격이다.

위워크, 기업가치 뻥튀기 논란에 상장 연기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전날 위워크의 모회사인 ‘더 위 컴퍼니’는 “연말까지 기업공개(IPO)를 완료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위워크는 이달 23일께 상장을 하려고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를 주간사로 선정하고 기관 투자자와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홍보 등 IPO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10월’로 상장을 연기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 데 이어 회사 측이 직접 ‘연말’을 언급한 것이다.

사업구조와 기업 가치의 적정성 논란 등이 상장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위워크는 오피스 빌딩과 장기적으로 계약을 맺은 후, 공유 사무실용 설비를 설치한 뒤 개별 세입자와 단기 계약을 재차 맺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는다.

만일 불황이 닥쳐 단기 계약을 맺는 세입자가 줄어들어도 오피스빌딩과 맺은 장기 계약은 해지할 수 없다. 세입자가 줄어들어 공실이 발생해도 회사는 오피스빌딩에 임대료를 계속 지급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위워크’가 기존 임대업자들과 무엇이 다르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물론 위워크에 입주한 업체 대부분이 스타트업이지만 매출 자체는 단순한 임대료라는 게 글로벌 금융업계의 판단이다. 이에 위워크를 임대업체로 봐야 할지, 공유경제 스타트업으로 봐야할지 부터 논란이 일었다.

위워크는 2016년 4억 3600만달러, 2017년 8억 8600만달러에 이어 지난해엔 18억달러에 이르는 매출을 거뒀지만 이 중 88%는 임대료다. 아파트를 공유해 음식, 청소, 세탁 등을 제공하는 위라이브(We live)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그로우(We grow)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게다가 사업을 확장하며 오피스빌딩 임대료 부담이 커진 탓에 작년에는 19억달러, 올 상반기에는 6억 8970만달러의 순손실을 내게 됐다.

결국 위워크와 주간사들은 올해 1월만 해도 470억달러로 평가했던 기업가치를 200억~300억달러로, 상장을 앞둔 이번 달에는 100억~150억 달러 수준으로 낮췄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비싸다고 판단한다. 게다가 기업 가치가 일 년도 안 돼 3분의 1수준으로 급감하자 불안해 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위워크의 최대주주 소프트뱅크(지분율 29%)는 위워크 상장 후 지분을 더 매입해 가격을 끌어올리려 했지만 소프트뱅크의 주요 투자자들은 ‘위워크의 기업 가치와 성장 가능성이 너무 뻥튀기됐다’며 투자를 만류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위워크의 가치는 떨어지고 있지만 그조차도 사겠다는 이들이 없다”고 전했다.

먼저 얻어터진 우버…“수익성 없는 덩치만 큰 기업”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투자자들은 위워크가 제2의 우버 꼴이 날 수 있다고 두려워한다.

지난 4월만 해도 우버가 상장하면 시가총액이 1200억달러에 달하는 2014년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상장 이후 최대의 IPO 대어(大魚)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5월 뉴욕증시에 이름을 올린 우버는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45달러)를 밑도는 주가를 기록하며 체면을 단단히 구겼다. 영국 가디언은 ‘굴욕의 첫날’이라고 조롱했다.

시장의 냉정한 평가가 맞았다는 걸 입증하듯 실적도 처참했다. 우버의 2분기(4~6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4% 증가한 31억 70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순손실은 52억달러에 달했다. 17일 기준 우버의 시가총액은 582억달러에 불과하다.

아사드 후세인 피치북 애널리스트는 “우버가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린 것은 맞지만, 그 성장성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투자자들은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며 “수익을 내지 못한 채 덩치만 큰 기업이 좋은 평가를 받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결국 실적이 악화하고 주가가 시원찮은 모습을 보이자 우버는 올 7월 400명을, 이달엔 435명을 해고하며 비용 절감에 나섰다.

그럼에도 우버의 앞날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상원은 플랫폼 노동을 하는 이들을 노동자로 인정하는 AB5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이 주 지사 승인절차까지 거치게 되면 우버는 2020년 1월부터 운전기사 한 사람당 3625달러(432만원)의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우버가 입게 될 추가손실액은 연 5억 달러(596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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