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을 분할 판매합니다, 충격실태 ‘인체쇼핑’

  • 등록 2012-07-07 오전 10:21:53

    수정 2012-07-09 오전 8:31:14

【서울=뉴시스】“고급 맞춤형 난자 중개업체들은 미국 명문대의 대학 신문에 아주 구체적인 광고를 낸다. 예를 들어 1999년에는 키 5피트 10인치(약 178㎝), SAT 총점 1400점, 의료 기록이 흠잡을 데 없는 여성에게 난자 여러 개에 5만 달러를 지불하겠다는 광고가 났다. 난자와 정자를 마치 물건 고르듯 돈을 주고 사고 필연적으로 주문에 맞게 배아와 아기를 생산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제대혈에서부터 미용 성형까지, 인체 쇼핑에 대한 충격적인 진실을 알려주는 책이 ‘인체 쇼핑’이다. 인체 조직이 상품으로 전락한 현 상황을 ‘인체 쇼핑’이라고 명명, 실상을 알리면서 현상에 대한 철학적, 사회적, 윤리적, 법률적 고찰을 시도한다. 여성학자의 시각으로 인체 쇼핑과 관련해 여전히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강조하고 몸의 상품화를 ‘몸의 여성화’라는 개념으로 풀어냈다.

생명공학의 발전은 자유시장주의라는 토대 위에서 불로장생하려는 개인의 욕망과 뒤엉켜 기괴한 현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몸의 각 부분에 값이 매겨져 자동차 부품처럼 매매되고 있는 것이다. 생명공학과 의학의 발전 덕분에 세포와 인체조직, 장기는 오늘날 귀중한 정보의 출처이자 돈벌이가 될 신상품의 원료로 여겨진다.

이 ‘미래의 통화’가 생명공학의 신산업을 일으키는 밑천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작 살과 뼈를 제공한 사람은 이익금의 일부분도 받을 수 없다. 영미법인 보통법에 따르면 자기 몸에서 떼어낸 조직은 자기 것이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륙법에서도 시술 중 떼어낸 인체조직은 버려진 것으로 본다. 연구자와 기업가, 의사와 보험회사 등 많은 이해 당사자들은 이런 사실을 교묘하게 이용해 각자의 이익을 챙긴다.

책은 자유시장주의가 소비자에게 장기의 무한재생과 영원한 젊음에 대한 욕망을 발굴하고 부추기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자금을 지원해 생명공학의 발전을 촉진해왔다고 말한다. 신화적 욕망에 가득 찬 소비자는 생명공학이 내놓을 신비의 영약에 점점 기대가 부풀어가고, 시장과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스스로 이익을 창출하는 데 혈안이 된 생명공학은 점점 더 오만해져 간다는 것이다.

‘인체 쇼핑’은 인간을 단순히 장기나 인체 조직들의 혼합물로 격하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읽어야 할 흥미롭고 설득력 있는 책이다. 법원의 판결과 근거, 주변의 반응, 저자의 견해 등을 제시하며 독자가 경계하고 직접 확인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유도한다.

“대니얼과 데비 그린버그 부부는 카나반병이라는 희귀 유전병으로 두 아이를 잃었다. 부부는 자신들의 고통을 다른 가족들이 겪지 않도록 매탈런 박사와 함께 카나반병을 앓는 다른 아이들에게서 채취한 인체조직을 보관할 연구 은행을 설립했다. 그러나 매탈런 박사가 근무하던 병원이 그린버그 부부 모르게 포괄적 특허를 출원하고 연구비를 회수해야한다는 명목으로 특허사용료를 징수하기 시작했다. 병을 앓는 자녀를 둔 부모들이 인체 조직과 돈, 시간을 투자했기에 특허 취득이 가능했지만 이제 자녀의 카나반병 발병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돈을 지불해야 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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