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한번으로 숨어 있는 내 돈 모두 찾는다(종합)

9일부터 은행권 계좌통합관리서비스 실시
클릭 한번에 휴면계좌 확인...소액의 경우 이체·해지도 가능
14조원 휴면계좌 유치 경쟁 치열할 듯
  • 등록 2016-12-02 오전 6:00:00

    수정 2016-12-02 오전 6:00:00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A씨는 직장을 옮길때마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주거래은행이 달라 ‘월급통장’을 계속 바꿔야 했다. 그러다보니 실제 활용하는 통장보다 개설해 놓은 통장만 늘어나게 됐다. A씨는 언제가 모든 통장을 한꺼번에 정리하려고 했지만 어떤 은행에 어떤 계좌가 있는지 헷갈려 정리할 엄두를 내지 못 하고 있다.

오는 9일부터 A씨처럼 잠자는 통장을 여러 개 확보하고 있는 고객들의 불편이 사라진다. 자신의 이름으로 개설한 은행의 전계좌를 온라인에서 한번 클릭으로 모두 조회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1년 이상 쓰지 않은 소액 휴면 계좌의 잔고는 클릭 한번으로 바로 다른 계좌로 이체도 가능하고 해지도 할 수 있게 된다. 바쁜 일상 탓에 뇌리에서 사라졌던 14조원의 ‘잠자는 돈’, 이른바 휴면예금이 주인을 찾게 되면서 은행간 이 같은 짜투리 돈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온라인에 이어 내년4월부터는 창구에서도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자신의 명의로 개설된 은행권의 전 계좌를 온라인상에서 한번에 확인할 수 있는 은행권 계좌통합관리서비스(어카운트인포)가 오는 9일 시작된다.

금융당국은 지난 7월 장기 휴면계좌의 대포통장 악용과 불필요한 계좌 유지비용을 막기 위해 관련 시스템 구축에 들어간 바 있다. 계좌의 조회·이체·해지를 원클릭으로 한번에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은 세계 최초라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계좌통합관리서비스가 시행되면 홈페이지에서 공인인증서와 휴대전화 인증을 통해 본인 확인을 한 후 자신 명의의 모든 은행권 계좌(수시입출금식, 예·적금, 신탁, 당좌, 외화)를 한번에 조회할 수 있게 된다. 활동성 계좌뿐 아니라 1년 이상 거래가 없는 휴면계좌까지 가능하다. 이들 계좌의 계좌번호, 잔고, 지점명, 개설일, 만기일, 상품명, 최종 입출금일, 부기명(동창회비 등을 나타내는 계좌별명) 등 8가지 정보를 알 수 있다.

특히 조회일 기준으로 1년 넘게 쓰지 않은 휴면 계좌이면서 잔고가 30만원 이하인 소액계좌는 바로 어카운트인포 사이트에서 클릭 한번으로 다른 계좌로 ‘전액’ 이체 또는 해지할 수 있다. 잔고 일부만 타계좌로 옮겨놓고 소액으로 계좌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서비스가 장기 미사용 계좌를 정비한다는 차원에서 도입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시행 초기(1단계) 서비스 안정화를 위해 잔고 범위를 30만원으로 제한했지만, 내년 4월(2단계)부터는 50만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계좌통합관리서비스는 온라인을 시작으로 내년 4월부터는 고령층 등을 위해 은행 창구에서도 실시한다.

은행권, 14조 쩐의 전쟁(?)...다통장시대 종언

은행권에서는 계좌통합관리서비스가 시행되면 14조원에 달하는 ‘쩐의 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관측한다. 불필요한 계좌의 이동과 해지가 한번에 해결되기 때문이다. 2015년 말 기준 개인계좌 중 1년 이상 거래가 없는 휴면계좌는 총 1억만 계좌에 잔액은 14조4000억원. 성인 1인당 평균 2.6개의 휴면계좌에 36만원의 돈이 잠자고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서비스 개시로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은행들이 각종 마케팅이나 부가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은행권은 어카운트인포로 인한 고객 이동 실적이 공개되는 것에 민감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일섭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금융연구실장은 “휴면계좌가 특정 은행에 쏠려 있지 않고 주로 자신의 주거래 은행으로 휴면 소액 계좌를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간 경쟁은 서로 상쇄돼 큰 변동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금없는 사회’의 도래처럼 ‘다(多)통장시대’의 종언이 빨라질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휴면계좌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리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이들이 불필요한 계좌를 정리해 나갈 것”이라면서“휴면예금이 줄어드는 효과가 가장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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