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中>로빈 브룩스 "무역전쟁, 韓 충격 제한적…원화약세도 조정수준"

IMF·골드만삭스 거친 국제금융협회 수석 이코노미스트
"기본 시나리오상 성장률 완만한 둔화 수준 그칠 듯"
"원화약세, 자연스러운 조정…수출둔화 일부 상쇄 기대"
"연준 올 4번, 내년·내후년 3번씩 기준금리 인상할수도"
"한·미간 금리 역전에도 대규모 자금 이탈 없을 것"
  • 등록 2018-07-30 오전 6:17:26

    수정 2018-07-30 오전 6:17:26

로빈 브룩스 IIF 수석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11월 중간선거라는 정치적 이슈로 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이 단기간에 해소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로 인해 환율전쟁으로까지 확산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미국 재무부 입장에서도 굳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거의 없다.”

전세계 400여개 은행과 투자회사들을 회원사로 둔 국제 금융기관 연합조직인 국제금융협회(IIF)에 몸 담으면서 거시경제와 외환시장에 관한 한 손꼽히는 전문가로 알려져 있는 로빈 브룩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9일 이데일리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미국이 촉발시킨 무역전쟁와 환율전쟁에 대해 상대적으로 온건한 전망을 내놓았다.

아울러 그는 강대국 사이에 끼어있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를 가진 한국에 대해 “무역분쟁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면서도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진 않는 한) 그 영향은 성장률이 완만하게 하락하는 정도일 것이며 오히려 원화 약세로 인해 수출 둔화도 다소 상쇄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최근 신흥국 불안에서도 한국 경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 하에서도 대규모 자금 이탈은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다만 정부는 수출경기 둔화를 감안해 내수경기를 활성화할 수 있는 세밀한 정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로빈 브룩스 수석 이코노미스트와의 일문일답.

-무역전쟁과 그에 따른 신흥국 경제 불안, 위안화 가치 하락 등이 한국 원화 가치도 덩달아 떨어뜨리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개방 경제인 한국이 무역분쟁에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나.

△한국 경제는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상품과 서비스의 설계부터 생산, 유통, 소비 등 모든 기업활동이 세계화된 것) 내에 매우 강하게 통합돼 있다. 주요 국가들간 무역 긴장이 고조될수록 한국 경제는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기본적인 시나리오 상으로는 수출에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완만하게 둔화되는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원화도 위안화에 동조하면서 하락하긴 했지만, 다른 불안한 신흥국 통화에 비할 만큼 크게 떨어진 건 아니다. 오히려 복잡해진 글로벌 무역환경에서 한국 수출 둔화를 다소 상쇄해줄 수 있는 자연스러운 조정 정도로 보고 있다.

-이머징마켓을 떠나는 글로벌 자금이 늘고 있다. 터키나 아르헨티나처럼 어려움을 겪는 신흥국도 나오고 있다. 흔히 말하는 신흥국 위기설은 근거가 있나.

△이머징마켓이 여러 도전들로 인해 압박 받고 있는 건 사실이다. 미국에서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시장금리가 뛰면서 해외에서의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고 있고 외부에서 자금 수혈이 많은 신흥국의 어려움은 더 커졌다. 다만 터키 리라와 아르헨티나 페소 가치가 급락한 것은 그런 신흥국 불안보다는 그동안의 과도한 고평가 영향이 더 크다고 봐야 한다. 아주 최근에 이머징마켓에서 자금 이탈이 있긴 하지만 신흥국에 대한 비거주자 포트폴리오 자금의 절대적인 순유입은 지난 2013년 긴축 발작 이전 수준을 웃돌고 있다. 또 아르헨티나 등 일부 국가에서의 자금 이탈이 전체 숫자를 왜곡했을 수도 있다. 다만 일부 신흥국 불안이 다른 신흥국으로 전염될 수 있는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 글로벌 경제여건이나 시장금리 상승에 취약한 신흥국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신흥국 불안이 한국에도 미칠 수 있을까.

△일단 한국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는 나라이긴 하다. 다만 한국은 매우 개방된 경제이고 글로벌 시장 전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신흥국에 대한 시장심리 변화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최근 두 달간 원화 가치가 떨어진 것도 이런 단면을 보여주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다만 한국은 재정 건전성이 높아 향후 재정 투입여력이 크고 기업들의 경쟁력도 강해 거시경제적 펀더멘털이 훌륭하다고 본다.

-현재 글로벌 경제여건 하에서 한국이 취해야할 대응책을 조언해 준다면.

△현재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양호하고 정부의 정책 역시 큰 문제가 없다. 다만 글로벌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수출에서의 경쟁력 강화와 중소 수출기업 지원, 수출경기 둔화를 상쇄할 내수경기 활성화 등의 세밀한 정책이 필요하며 기업들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

-다소 누그러지긴 했지만 미 달러화 강세는 여전하다. 달러 강세는 언제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보나.

△기본적으로 달러화 강세는 미국 경제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인 재정부양정책까지 가세하면서 미국 경제 성장이 잘 이뤄지고 있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도 지속되면서 달러화가 강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단기간 내에 미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바뀔 만한 요인은 없을 것 같다. 달러화 강세가 다소 누그러질 순 있겠지만 달러가 다시 급격하게 약세로 간다거나 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

-연준이 꾸준히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는데 얼마나 더 올릴 것이라고 보나. 한국의 기준금리를 이미 앞질렀는데 이로 인해 한국에서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은 없을까.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공개한 점도표를 보면 올해와 내년, 2020년에 각각 `3-3-2`차례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던 전망이 `4-3-1`차례로 바뀐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현재 1.75~2.00%인 기준금리가 오는 2020년에는 최고 3.4%까지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금리 인상의 종착점(terminal rate)은 시간이 갈수록 더 높게 바뀔 수 있다. 내년이면 인플레이션이나 실업률 전망치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올해 총 4차례에 이어 내년과 2020년에도 각각 3차례씩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되면 금리 인상 종착점은 3.9%가 될 수도 있다. 한국은행이 얼마나 빠르게 금리를 인상할지는 알 수 없지만, 양국 중앙은행의 인상속도로 봐서는 금리 역전에 따른 자금 이탈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한국물에 투자하는 자금은 대부분 헤지가 이뤄지고 있고 그 부분을 제외해도 한국 경제가 가진 투자매력이나 국가 신용도 등을 감안할 때 대규모로 자금을 빼내갈 여지는 크지 않을 것이다. 또 과거에도 기준금리가 역전된 이후 아주 오랫동안 그 상태가 지속된 경우도 없었다. ☞<下>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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