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가족]"혼자서도 잘 먹고 잘 입는다"…솔로이코노미 체험기

1인가구 향한 우려섞인 목소리 "의식주 문제 불안할 것"
솔로이코노미 서비스 이용해보니 모든 게 해결 가능
간편식부터 온라인출장 청소까지 서비스 계속 등장중
  • 등록 2019-05-02 오전 6:12:00

    수정 2019-05-02 오전 9:18:28

그래픽=이동훈 기자
언뜻 이상해 보이지만 전혀 이상하지 않은 다양한 가족 이야기를 이데일리가 연속 기획으로 게재합니다. 혈연가족이 아니면 이상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뀌기를 기대합니다. ‘이상한 가족’ 기획시리즈에 많은 관심을 부탁 드립니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혼자서 살겠다고? 밥해 먹기 힘들어 매일 인스턴트식품만 먹거나 배달 음식이나 시킬 거구. 빨래하고 다림질하기도 어려워 냄새나거나 주름진 옷을 입고 다닐텐데. 또 청소라도 제대로 하겠어?”

혼자 살기를 결심한 사람 혹은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말이다. 이들은 늘상 10평 남짓한 집에서 생활하는 대다수 1인가구에게 기본적인 의식주 문제도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걱정한다. 하지만 전체 가구 중 1인가구 비중이 30%에 달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1인가구 증가로 솔로이코노미 서비스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1인가구들은 “혼자서도 잘 먹고 잘 입고 잘 잔다”고 자신있게 답할 수 있게 됐다.

간단한 한 끼부터 든든한 한 끼까지…“혼자라고 부실하지 않아”

1인가구의 가장 큰 고민은 역시 먹는 것이다. 하지만 1인가구 대부분이 바쁜 직장인이거나 학업·취업을 준비하는 학생인 점을 고려하면 하루 삼시세끼를 모두 집에서 해결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들은 집에서 한 끼를 간단하게 해결하는 경우가 많고 간혹 혼자 집이나 밖에서 혼자만의 제대로 된 한 끼를 먹기도 한다.

먼저 1인가구에게 간단한 한 끼를 위한 가정간편식은 이제 일상이다. 기자는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닷새간 식사 약속을 제외한 11끼니 중 8끼니를 컵밥 형식의 가정간편식으로 해결했다. 그럼에도 간편식 종류가 50개도 넘는터라 단 한 끼도 질리지 않고 다양하게 먹을 수 있었다. 강된장 보리밥 같은 한식부터 짜장밥이나 카레밥 같은 중식, 양식까지 없는 게 없을 정도다. 가격도 평균 3000원 정도로 한 끼 식사로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무엇보다 먹고 바로 버릴 수 있어서 설거지 걱정을 덜 수 있었다.

가정간편식이 편하고 종류가 많다고 해서 매일 먹을 수는 없는 일. 이럴 땐 1인분 배달음식으로 해결하거나 1인 식당을 이용할 수 있다. 배달 음식의 경우 1인분 배달도 가능하기 때문에 비용이나 음식물 낭비 걱정도 덜 수 있다. 지난 26일 저녁 배달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일본식 라멘을 배달 시켰다. 최근 최소주문금액이 1만 5000원이라 1인분 배달이 현실성 없다는 말도 있었지만 점차 내려 최소주문금액도 8000원에 불과해 부담이 적었다. 무엇보다 1인분에 맞춰 오니 음식물이 거의 남지 않았다.

최근엔 혼자서 먹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음식들도 즐길 수 있는 식당이 늘었다. 부천에 거주하는 대학생 이명석(27)씨는 “부천에는 삼겹살도 혼자서 구워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다”며 “혼자 살면서 기름 튀는 삼겹살만큼 먹기 귀찮은 것도 없는데 생각날 때 나가서 먹기 편하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11시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한 코인빨래방에서 사람들이 세탁기를 이용하고 있다.(사진=최정훈 기자)


`코세권`에 살어리랏다…바쁜 직장인 온라인 세탁서비스도

10평 남짓한 방에서 혼자 산다면 입는 것도 고민 중 하나다. 빨래를 해도 늘 말릴 공간이 부족할 뿐 아니라 습기로 집안 전체가 눅눅해지는 기분도 든다. 셔츠나 정장은 세탁소에 맡길 수 있다 해도 수건이나 티셔츠까지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거기다 퇴근 시간마저 세탁소 시간과 맞지 않는다면, 옷은 영원히 세탁소에서 잠들지도 모른다. 이 때문에 코인빨래방은 1인가구 사이에선 편의점만큼 중요하다. 편의점 근처에 거주하는 것을 이른바 ‘편세권(편의점과 역세권의 합성어)’라고 한다면 코인빨래방 인근 거주에 대해선 최근 `코세권`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지난 27일 밤 11시쯤. 퇴근 후 회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자 눈앞에는 산더미처럼 쌓인 빨래 더미가 있었다. 더 큰 문제는 당장 다음날 입어야 하는 옷도 그 사이에 있었다는 것. 밤에 세탁기를 돌리는 건 민폐일 수 있기에 빨래를 싸들고 코인빨래방으로 향했다. 이 곳에는 세탁기와 건조기 그리고 세제와 섬유유연제까지 구할 수 있어 편리했다. 최근엔 코인빨래방 내에 오락기나 TV를 설치하고 만화책 등을 비치해 기다리는 동안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기도 하다.

코세권이 아닌데다 세탁소에 옷을 찾으러 갈 시간도 없는 바쁜 직장인 1인가구를 위해 온라인 세탁도 인기를 끌고 있다. 24시간 이용이 가능한 서비스는 앱을 통해 간편히 세탁물을 맡길 수 있다. 수거해 간 세탁물은 드라이, 다림질, 물세탁 후에 고객에게 돌아온다. 면대면으로 만날 일도 없는데다 보통 48시간에서 빠르면 하루 이내에 돌려받을 수도 있다. 온라인 세탁서비스를 자주 이용한다는 김성희(29·여)씨는 “세탁물을 맡기면 동영상으로 내 옷에 이상이 있는지 여부도 보내준다”며 “일이 바빠 세탁소를 이용하기 어려울 때도 유용해 세탁을 위해 써야할 시간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사진=출장 가사도우미 어플리케이션 캡처)


새집 만들어주는 가사도우미 호출까지

먹는 것도 입는 것도 해결됐다면 1인가구의 남은 문제는 바로 청소다. 1인가구 중엔 좁은 공간에서 지내며 청소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결국 하루 이틀 청소를 미루다 보면 자신이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온다. 그래서 최근에 쌓이는 쓰레기들과 널브러진 옷들 사이에서 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애쓰는 1인 가구를 위한 서비스도 등장했다. 바로 온라인 가사도우미 호출 서비스다.

특히 혼자 사는 사람을 위한 홈 클리닝서비스는 기본 3시간 청소를 의뢰하면 약 3만원대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 부엌과 화장실 청소 같이 부분 청소 의뢰도 가능한데다 시간도 1인가구 스케줄에 맞춰 조정할 수 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직장인 장연준(29)씨는 “대청소를 해야 할 때 가사도우미 출장서비스를 자주 이용한다”며 “일에 치이고 주말에도 약속이 많아 청소할 짬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 유용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시는 도우미분들도 가사 업무에는 프로라 늘 시간이 여유 있었으면 더 꼼꼼하게 했을 것이라고 하신다”며 “청소 시간동안 잠깐 카페에 가있거나 운동이라도 하고 오면 집이 말끔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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