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빅히트 “BTS 주식 증여액, 年110억씩 비용 반영”

방시혁 대표 주식 증여액
회사 무형자산으로 반영 추진
2024년까지 매년 114억~146억원 영업 비용 처리
자산 인정 안 되면 올해 '어닝쇼크' 우려도
  • 등록 2020-09-11 오전 3:00:00

    수정 2020-09-11 오전 11:13:40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엔터)가 이 회사 방시혁 대표의 BTS 멤버 주식 증여액을 향후 4년간 회사의 비용에 반영할 계획이다.

빅히트엔터 최대 주주이기도 한 방 대표의 ‘통 큰 증여’가 매년 110억~140억원대 비용으로 돌아온 셈이다. 빅히트엔터는 다음달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본지 9월 9일 자 ‘BTS 500억대 주식 대박에 회사는 적자 걱정…왜?’ 기사 참고>

방탄소년단(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빅히트엔터는 10일 본지에 보낸 답변문을 통해 방 대표의 BTS 멤버 주식 증여액을 “(회사의) 무형 자산으로 계산해 올려 향후 (BTS 멤버) 계약기간 동안 일정한 비율로 나눠 일정액을 무형 자산 상각비(비용)로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시혁 대표는 앞서 지난달 3일 BTS 멤버 7명에게 자신이 보유한 빅히트엔터 주식 47만8695주(1명당 6만8385주)를 공짜로 줬다. 상장 예상 가격을 적용한 증여 주식의 가치는 503억~646억원에 이른다.

빅히트엔터는 이 금액을 올해 47억~61억원(8~12월 5개월분), 내년부터 2024년 말(BTS 전속 계약 종료)까지 매년 114억~146억원가량씩 회사의 영업 비용으로 나눠서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방 대표 개인의 주식 증여를 회사의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은 현행 회계 기준 때문이다.

국내 상장사에 적용하는 ‘국제 회계 기준’(기준서 1102호)은 기업의 최대 주주가 회사 임직원에게 자기 주식을 개인적으로 무상 증여해도 일한 대가를 지급한 거래로 간주하고 회사의 비용(주식 보상 비용)으로 반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직원 보너스나 성과급을 지급했다고 보는 셈이다.

이 경우 최대 주주의 주식 증여액은 증여한 해에 한꺼번에 기업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빅히트엔터는 이를 일단 회사 자산에 반영하고 여러 해에 걸쳐 일정액씩 나눠 비용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상장하자마자 회사 실적이 나빠지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 대다수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소속 연예인에게 지급하는 전속 계약금을 회사의 무형 자산에 반영하고 연예인의 전속 활동 기간에 매년 일정액을 나눠서 비용으로 처리한다. 방 대표의 주식 증여액도 이처럼 무형 자산에 포함하면 손실액이 분산돼 상장 초 ‘어닝 쇼크’(시장 예상을 크게 밑도는 실적을 기록하는 것)를 피할 수 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하지만 회사 생각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빅히트엔터의 재무제표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이 이를 받아줘야 해서다.

한 회계사는 “대주주의 주식 증여액을 회사 자산으로 처리하려면 증여 계약서에 반드시 구속력 있는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 대표의 주식 증여가 단순히 BTS 멤버를 격려하기 위한 통 큰 선물이 아니라 이들을 회사에 잡아둘 ‘조건부’ 계약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빅히트엔터는 방 대표와 BTS 멤버 간 주식 증여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을 묻자 “전속 계약 기간과는 무관하다”면서도 “아티스트의 상세 계약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만약 방 대표의 주식 증여액이 회사의 자산으로 인정되지 못하면 올해 최대 600억원이 넘는 거액이 빅히트엔터의 영업 비용에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빅히트엔터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일시 비용으로 처리될 경우 주식 보상 비용으로 계상해 영업이익 계산 때 차감될 것”이라고 했다.

방 대표가 개인 재산과 회사의 손실을 무릅쓰면서까지 보유 주식을 BTS 멤버들에게 나눠준 것은 빅히트엔터에서 BTS가 차지하는 중요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BTS 관련 매출액은 빅히트엔터 전체 매출의 97%를 차지했다. 빅히트엔터 소속 연예인(자회사 전속 계약 및 연습생 포함)은 현재 155명에 달하지만 아직 BTS 외에 회사 실적에 큰 도움이 되는 연예인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대주주의 주식 증여로 회사에 큰 비용이 발생해도 실제 재무 상황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재무제표에는 손실액이 반영되지만, 이는 현금 지출과 무관한 ‘회계상의 비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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