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싼' 2%대 가계대출, 반년새 3분의2 사라졌다

3% 미만 금리 가계대출 비중, 반년새 76→29%
당국 가계부채 경고…시중은행도 대출금리 올려
"추후 미국 금리 변동 위험, 가계가 크게 떠안아"
  • 등록 2017-04-05 오전 5:30:00

    수정 2017-04-05 오전 5:30:00

최근 은행권의 가계대출, 대기업대출, 중소기업대출에서 각각 3% 미만 금리의 대출 규모 비중을 나타낸 추이다. 3% 미만 금리로 빌린 가계의 자금 규모가 전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급감하고 있다. 지난 2월 그 비중이 29.0%까지 하락했다. 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경우 일정하게 비중이 유지되고 있다. 출처=한국은행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2%대 저금리 가계대출이 지난 반년 사이 3분의1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2월 2%대 가계대출은 전체의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기업의 금리별 대출 비중은 일정했다. 시중금리가 오르고,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시중은행이 가계대출을 유독 옭죄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민들의 부담은 그만큼 커진 셈이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전체 가계대출 중 3% 미만 금리의 비중은 29.0%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5년 2월(8.8%)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2%대 가계대출은 저(低)금리 바람을 타고 지난 2년간 급증해 왔다. 한은이 2015년 3월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 1%대로 내렸던 때와 그 시기를 같이 한다. 2%대 금리의 비중은 지난해 6월(70.7%) 처음 70%를 넘어섰고, 그해 7월과 8월 각각 75.5%, 75.9%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다가 6개월 만에 30% 미만으로 3분의1토막이 난 것이다.

그 대신 3~4%대, 4~5%대 금리의 가계대출은 크게 늘었다. 2월 3%대의 비중은 60.7%를 기록했다. 4%대(6.0%), 5%대(1.8%), 6%대(0.8%) 대출의 비중도 증가세다.

금융정책 당국은 지난해 중반 이후 가계부채 증가 억제를 유도해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억제책은 결국 금리를 올리는 것”이라고 했다.

시중은행이 가계대출을 보는 위험도도 높아졌다. 한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주택에 대한 은행권의 대출태도지수는 -30으로 집계됐다. 2007년 1분기(-41) 이후 최저치다. 실제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11월 7조5329억원 증가한 이후 점차 사그라들고 있다. 2월 대출 규모는 2조9209억원이었다.

주목되는 건 가계만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점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대출금리는 시중금리 변동에 흔들리지 않고 있다. 올해 2월 3% 미만 금리의 대기업대출 비중은 58.6%였다. 최근 50~60%대 비중을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다. 3~4%대 비중도 20~30%대로 일정하다.

중소기업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2%대와 3%대 대출금리 비중이 최근 20%대, 40%대를 이어가고 있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기가 좋고 투자가 활발해야 기업대출이 일어날텐데 그렇지 않았다”면서 “은행 자체적으로도 (조선업 등) 위험이 높은 곳의 대출을 줄이는 추세”라고 했다.

상황이 이렇자 추후 미국발(發)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을 가계가 상대적으로 크게 떠안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대출이 시중금리의 상승을 빠르게 반영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특히 취약차주의 대출이 빠르게 늘어난다는 점을 걱정해야 할 시기가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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