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 우려에 유상증자 위축…움츠러든 상장사들

올해 유상증자 공시, 전년비 14% 감소
코스닥 기업, 유증 하락률 20% 육박
경기 둔화 우려에 자본조달 창구 위축
청약률 미달 및 주가 하락에 고심
  • 등록 2022-08-12 오전 6:12:00

    수정 2022-08-12 오전 6:12:00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경기 침체 우려에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상장사들이 크게 줄고 있다. 주가 하락으로 유상증자 발행가격이 기대치에 못 미치는 데다 기존 주주들의 주당 지분가치 희석 우려에 따른 반대도 한몫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출처=한국거래소)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1월1일~7월31일) 코스피 및 코스닥 상장사(상장폐지 기업 제외)의 유상증자 결정 공시건수는 20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243건) 대비 14.4% 감소한 수치다.

코스닥 기업들이 유상증자 공시건수 축소를 견인했다. 올해 코스닥 기업들의 유상증자 공시건수는 154건으로 전년 동기(192건) 대비 19.8% 줄었다.

코스피 기업들은 유상증자 결정 공시건수가 다소 늘었다. 올해 유증 결정 공시는 54건으로 전년 동기(51건)보다 5.9% 증가했다. 다만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코스피 업체들도 유상증자 건수는 감소세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상반기에는 45건에서 49건으로 늘었지만, 지난달에는 6건에서 5건으로 줄었다.

상장사들이 올 들어 유상증자를 멀리하는 것은 매크로(거시경제) 악화로 경기 침체 우려가 심화한 탓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공급망 차질이 빚어지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전망이 확산하고, 인플레이션에 따른 긴축 정책 시행으로 사업 확장에 대한 유인이 줄었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6%에서 3.2%로 조정하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주가 하락으로 당초 기대치보다 조달 규모가 축소되거나 청약 미달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유상증자를 기피하는 이유다. 증시 불황으로 주가가 부진하면 유상증자 발행가격도 하락해 자금 조달 규모가 줄어들고, 유상증자 청약이 미달하는 경우도 발생하기 쉽다. 실제 지난 2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던 엔지켐생명과학(183490)의 유상증자 청약률은 27%를 기록해 30%에도 못 미치는 사례도 나타났다. 이외에 유통주식수 확대에 따른 기존 주주들의 가치 희석에 대한 지적도 무시하기 어려운 요소 중 하나다.

그나마 유상증자를 결정한 업체들은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목적보다 채무상환자금 등을 확보를 위한 경우가 대다수였다. 지난달 유상증자를 시행한 마이더스AI(222810), 비츠로시스(054220) 등은 운영자금 및 채무상환 자금 마련을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이유로 시장은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유상증자 결정 공시 후 주가가 내려앉았다. 마이더스AI는 지난달 29일 633억원 규모의 주주우선 유상증자 결정 공시한 당일 주가가 전거래일 대비 12.6% 하락한 1630원으로 마감했다.

전문가들 역시 글로벌 경기 둔화와 긴축 정책이 가속화할수록 유상증자 창구를 통한 자금 조달에 대한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봤다. 이에 일부 상장사들은 상대적으로 발행 여건이 비교적 우호적인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대안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공개(IPO) 시장마저 불황인 시점에 상장사들이 유상증자를 한다고 해도 원하는 가격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유상증자가 어려운 기업들은 소유권을 가져야 하는 주식과 달리,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덜한 방식인 돈을 빌리는 개념의 영구채(채권) 발행으로 자금 조달 시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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