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장난감 200만원, 펑펑 쓰는 아내 어떡하죠[양친소]

[양소영 변호사의 친절한 상담소]
  • 등록 2023-12-23 오전 8:50:00

    수정 2023-12-23 오전 8:50:00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안미현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20년 가사전문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


저는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고 아내는 전업주부입니다. 다섯 살 딸아이가 있고요. 제 수입이 좀 불규칙하긴 하나 지금은 한 달에 1000만원 정도는 들어오고 있습니다. 저는 아내에게 바라는 게 별로 없습니다. 그저 알뜰살뜰 살림해주고 아이를 잘 키워주면 되는데 아내의 씀씀이가 너무 큽니다.

특히 아이를 위한 돈이라며 과도하게 쓰는데요. 곧 크리스마스라면서 200만원짜리 장난감을 사질 않나, 겉옷과 신발이 중요하다고 아이에게 몇백만원짜리 명품 패딩과 명품 신발까지 삽니다.

“금방 크는 아이인데, 너무 과한 것 아니냐”고 돌려서 이야기하면, “이것보다 훨씬 많이 해주는 부모도 많다”고 얘기합니다. 저도 감정 낭비가 싫어서 그냥 가만히 있곤 했습니다.

아이를 위해 시키는 음식과 재료, 그밖에 생활용품들과 아이의 영어 유치원, 사교육 비용까지 아이를 위해 들어가는 돈만 월 500만원은 되는 것 같습니다. 거기다 아내가 쓰는 돈까지 생활비만 800만원 이상 그냥 나갑니다.

제 입장에선 한 푼 두 푼 아껴서 미래를 위해 노후 대비도 해야 한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아내는 줄여본다고 하지만 아이가 커갈수록 씀씀이는 더 커지고 있습니다.

아이가 배우는 것도 너무 많아요. 발레, 바이올린, 과학 등 이 모든 것들을 감당하기도 벅차 보입니다. 오히려 부모와 온전히 노는 시간이 없는 것 같아 아이한테 좋은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다섯 살 아이 양육에 매달 500만원을 쓰고 있다는데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1년도 가족과 출산 조사’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교육비, 자녀 돌봄비, 피복비, 의료비, 통신비, 용돈 등으로 자녀 한 명당 월평균 72만1000원이 지출됐다고 합니다. 이 중 영유아 자녀를 둔 가구의 지출액은 전체 평균 금액보다 조금 낮은 월평균 60만6000만 원으로 확인됐는데요.

사연자가 부담하고 있는 양육비는 이 조사 평균금액의 8배를 넘는 금액에 해당합니다. 물론 월평균 금액이 자녀 양육비의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지만, 한 달 소득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원이 자녀 양육비로 소비되는 점은 사연자로서 충분히 염려할 만한 사정으로 보입니다.

-가정경제를 유지하는데 아내의 씀씀이가 문제 있다면 남편이 관리하는 방법은 어떨까요?

△우리 민법은 ‘부부별산제’를 취하고 있습니다. 즉, 부부 일방이 혼인 전부터 보유하고 있던 재산과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그 배우자의 재산이 되고, 해당 재산의 관리, 사용, 수익, 처분의 권한 또한 그 배우자에게 있습니다. 이러한 법리에 따라 사연을 보면, 사연의 남편이 혼인 중 벌어들인 수입은 남편의 특유재산입니다. 남편은 자신의 수입을 얼마든지 직접 관리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그러나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 있습니다. 부부는 경제공동체이자, 가정의 안정과 유지를 위해 각각의 의무를 담당하고 협력해 나가야 하는 협력관계에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생활비 지출을 비롯한 부부의 경제권은 어떻게 정해야 할까요?

△우리 민법은 부부평등의 원칙에 따라 부부의 공동생활에 필요한 비용은 부부가 공동으로 부담하되, 부부 사이에 다른 약정이 있으면 그 약정이 우선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때 누가 얼마의 부담을 지느냐는 당사자 쌍방의 자산과 수입 등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서 정해집니다. 직접적인 생활비 부담 외에도 가사나 자녀 양육 등 노무의 제공도 비용부담의 한 방법이 됩니다.

사연의 남편과 아내의 경우에도 남편은 자신의 수입으로 공동생활 비용을 부담하고, 아내는 가사와 자녀 양육을 담당하기로 하는 약속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남편이 경제권을 갖고 자신의 수입을 직접 관리하는 것은 위 약속의 조정 또는 변경을 의미하므로, 서로 간 이에 대한 논의가 선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아내의 과도한 씀씀이는 이혼사유가 될 수 있나요?

△남편은 이미 아내에게 사교육비 지출이 과도하고, 저축이나 노후 대비 없이 소득의 80% 이상을 소비하는 생활을 지적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아내의 지출 규모에는 변화가 없고, 서로 좁히기 어려운 교육관의 차이도 있는 것 같습니다. 경제공동체이자 협력관계에 있는 부부 중 어느 일방이 합의되지 않은 고액의 비용 지출을 반복한다면, 부부 갈등은 피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갈등이 심해져 서로 신뢰가 깨질 정도에 이른다면, 민법 제840조 제6호에서 정하고 있는 재판상 이혼사유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사유’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실제 배우자의 과도한 씀씀이로 인해 이혼이 인정된 사례가 있나요?

△과도한 신용카드 사용과 자녀 사교육비 지출 등으로 한 달에 월 2500만원 이상 지출해 온 아내와 이를 질책하면서 폭력을 휘두른 남편이 결국 이혼에 이르게 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의 재판부는 폭력을 행사한 남편에게 혼인파탄 책임이 있다고 보고 위자료로 2000만원을 지급하도록 했으나, 재산분할 비율에 있어서는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해 남편의 기여도를 70%로 판단했습니다.

-사연 속 부부는 자녀 교육에 있어서도 이견이 있습니다. 부부의 다른 교육관으로 이혼에 이른 경우도 있을까요?

△자녀에게 매일 오랜 기간 사교육을 받게 하고, 새벽까지 공부를 시키는 등 과도한 교육열을 보여 온 아내를 상대로 남편이 이혼의 소를 제기한 사건도 있었는데요. 이 사건에서 아내는 경쟁 사회에서 아이에게 공부를 시키는 것은 부모의 의무라면서 이혼 기각을 구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아이가 상당히 힘들어하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아이를 위해 아내를 만류하는 과정에서 욕설과 폭언을 당해야 했던 남편의 고통을 인정하고 이혼을 원하는 남편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자세한 상담내용은 유튜브 ‘TV양소영’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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