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출연 논란` 조양호 회장, 한진칼 증자에는 참여할까

지주회사 한진칼 주주배정 유상증자 진행중
오너일가 지분희석 막으려 신주 255억 인수할듯
사재출연 없이 증자참여땐 지배력 강화 몰두 비판일듯
  • 등록 2016-04-28 오전 6:50:00

    수정 2016-04-28 오전 6:50:00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한진해운(117930) 자율협약 신청 이후 오너일가의 경영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한진그룹내 지주회사격인 한진칼(180640) 유상증자가 미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정부가 나서 대주주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조양호 회장이 지주회사 증자만 참여하고 사재를 출연하지 않는다면 경영책임은 외면하고 ‘꼬리자르기’를 통한 지배력 강화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양호 회장일가, 한진칼 증자에 255억 출자할듯

한진칼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어 100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하기 보름 전에 내린 결정이다. 한진그룹은 지난 2013년 8월 대한항공(003490)의 투자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한진칼을 설립했고 이후 조 회장 일가는 주식교환을 통해 자신들의 상장주식 지분을 한진칼로 집중시켰다. 현재 한진칼 최대주주는 조양호 회장(17.83%)이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2.49%), 조원태 한진칼 대표 겸 대한항공 총괄부사장(2.49%),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2.48%) 등 세 자녀 보유분을 합치면 오너 일가의 총 지분율은 25.3%에 이른다.

조 회장 일가는 지분율에 비례해 한진칼 유상증자 신주 인수권리를 가진다. 1차 발행가격(주당 1만5950원)을 기준으로 조 회장 112만9000주(180억원), 세 자녀 각 15만7000주(25억원)씩 신주 인수권리가 주어진다. 통상적으로 오너 일가가 지주회사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 지분율 희석을 감수해야하기 때문에 이들의 증자 불참 가능성은 낮다. 배정된 신주권 만큼 참여하면 합계 255억원의 사재를 지주회사에 추가 출자하는 셈이다.

자금력은 부족해 보이지 않는다. 보유지분의 담보가치를 제외하더라도 조양호 회장은 최근 2년간 한진칼·대한항공·(주)한진 등 3개 상장계열사 급여소득만 110억원에 달한다. 조현아 전 부사장 등 세 자녀 역시 5억원 미만으로 공개되지 않은 급여소득을 제외해도 최근 싸이버스카이 지분을 대한항공에 팔아 각각 21억원씩을 확보해뒀다. 싸이버스카이는 대한항공 여객기에 비치되는 잡지 광고·기내 면세품 통신판매를 독점해온 비상장회사인데 그간 대표적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있었던 곳이다. 작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하자 세 자녀는 보유지분(100%)을 매각했다.

한진해운 사재출연은 미지수…정부 압박은 세져

자율협약을 신청한 한진해운에 조 회장이 사재 출연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한진그룹측은 그동안 한진해운 정상화의 ‘구원투수’로 나서 유상증자 4000억원, 교환사채(EB) 차액정산 보증, 대여금을 영구채로 전환 등 자금 지원을 충분히 해왔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정부의 압박강도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26일 “대주주는 기업 부실화에 상응한 고통분담을 해야 한다”며 “사재를 출연한다든가 기업을 포기하겠다는 각서를 제출하는 형태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현 회장의 모친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은 지난 2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현대상선에 300억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한 바 있다.

한편 자율협약 신청 직전 한진해운 주식을 내다 팔아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을 사고 있는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과 그의 자녀들도 한진칼 주주여서 신주배정 기준일인 28일까지 주식을 팔지 않는다면 신주인수권을 가진다. 이들이 보유한 지분은 2006년 작고한 고(故) 조수호 회장의 대한항공 주식을 상속한 이후 인적분할때 비율에 따라 배분된 주식이다. 최 회장과 자녀들은 인적분할 당시 보통주 6298주, 우선주 2만357주를 보유 중이었지만 그동안 우선주는 대부분 처분하고 보통주는 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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