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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어김없이 빈틈을 잡아챘다. 중동 산유국을 중심으로 구성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생산량을 줄이자, 미국의 원유 수출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지난 2월 미국의 원유 수출이 하루 평균 110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의 하루 평균 원유 수출은 74만6000배럴이었다. 37만배럴 이상 늘어났다. 작년과 비교하면 두배가량 급증했다.
1975년 이후 40년동안 에너지 안보를 이유로 자국의 원유 수출을 금지하던 미국은 지난 2015년 말부터 수출을 다시 허용했다. 이후 미국의 원유 수출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가뜩이나 미국 내 원유 재고가 넘친다. OPEC 회원국들의 감산 합의로 세계 원유 공급은 다소 줄어들었다. 원유 수요가 많은 아시아 시장에 미국산 원유가 들어갈 틈이 생겼다.
중국으로의 원유 수출이 하루 34만2000배럴에 달하고, 싱가포르(7만2000배럴), 일본(4만6000배럴), 한국(4만3000배럴) 등도 크게 늘었다.
한편,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79센트(1.6%) 상승한 51.0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감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이날 장 마감 이후 미국석유협회(API)는 주간 원유재고를 공개할 예정이다. 내일 오전에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원유재고를 발표한다.
최근 몇 주 동안 미국 정유공장의 가동률이 높아졌다. 정제 가동률은 87.4%에서 지난주 89.3%로 높아졌다. 가동률이 높다는 건 원유를 이용해 더 많은 휘발유 등 석유제품으로 만들고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원유재고가 줄어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