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이 문제(?)…신한금융, ING생명·생보신탁사 인수 추진 접나

“ING생명 인수협상 개시까지 상당시일 걸릴 것”
4조 이상 가격 부담·低ROE 업종…장기전 예상
생보신탁사도 ‘경영권 확보’ 문제 있어 심사숙고
신탁업 신규승인, 리츠운용 지원 등 다각도 검토
  • 등록 2018-04-18 오전 6:00:00

    수정 2018-04-18 오전 6:00:00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ING생명 본사 전경. (사진=이데일리 DB)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신한금융지주 최고경영진이 ING생명과 삼성그룹 계열 부동산신탁회사인 생보부동산신탁에 대한 인수·합병(M&A) ‘속도 조절’에 나섰다. 그룹 포트폴리오 재편 차원에서 카드에 편중된 비(非)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보험·신탁업 확장이 유력하게 관측됐으나, 인수 타당성 및 합병 이후 시너지효과 검토 중 신중론이 제기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된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 고위 관계자는 17일 “현재 진행 중인 ING생명 실사는 조만간 끝날 것이지만 실제 인수는 장기적으로 접근할 과제”라며 “(ING생명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의 협상 개시까지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ING생명 예상 매각가격은 2조5000억원 수준이다. 이는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 59.15%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한 액수다. 은행지주회사가 관계사 지분 100%를 소유하도록 규정한 금융지주회사법상 신한금융이 ING생명의 완전자회사화를 위해 추후 나머지 지분마저 시장에서 공개 매수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100%의 지분가치는 4조원이 넘는다. 이 때문에 ING생명 인수조건이 대폭 낮아지지 않는 이상 금액 부담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한금융 경영진은 잠재적 M&A 기준으로 그룹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일 수 있는 기업을 우선 꼽고 있다.

최근 신한금융 M&A 사례를 보면 이런 면이 분명해진다. 지난해 신한베트남은행이 호주계 안츠(ANZ)은행 베트남 리테일부문을 합병하고 올 들어 1월에는 신한카드가 프루덴셜 베트남 금융기업 인수를 발표했다. 이들은 모두 ROE가 24%를 웃도는 고수익 금융기관들이다. 그룹 ROE 제고에 이바지할 수 있는 곳만 인수·합병하겠다는 방침이다.

ING생명의 작년 말 기준 ROE는 8.7%다. KB금융지주가 ING생명 인수에 소극적으로 돌아선 배경에도 전 세계적으로 생명보험사 ROE가 하락하고 있다는 측면이 작용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가 각각 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 등 부동산신탁 자회사를 운영하는 데 반해 신한금융만 신탁사가 없어 삼성생명이 매물로 내놓은 생보부동산신탁 지분 50%를 사들일 공산이 크다는 시각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경영권을 확보할 수 없어 보류하는 방향을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보부동산신탁은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1998년 5대 5의 지분으로 설립한 회사다. 생보부동산신탁 지분 50%의 인수가는 1000억원 내외로 예상된다. 비교적 적은 부담으로 2007년 LG카드 이래 10년 넘게 대형 M&A가 없었던 신한금융이 그룹 포트폴리오를 재건할 수 있지만, 문제는 교보생명의 입장이다. 교보생명은 보유지분 50%를 팔 생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융 고위 관계자는 “경영권을 행사하려면 최소 ‘50%+1주’라도 가져야 하는데, 교보생명이 삼성생명과는 다른 판단을 하고 있는 듯하다”면서 “인수 후 잔여지분도 사들여 완전자회사를 만들어야 하나 교보생명이 지분 매각을 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금융위원회의 신탁사 2곳 가량 추가 인가 계획도 한몫 거들었다. 신한금융의 또 다른 관계자는 “신탁업 진출은 금융위로부터 신규 승인을 받는 준비를 하는 방안을 비롯해 신한리츠운용을 그룹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지원하는 등 다양한 사업전략이 구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0월 300억원을 100% 출자해 신한리츠운용을 출범시켰다. 신한리츠운용은 이달 말까지 상품 구성을 마치고 오는 7~8월 중 판매에 착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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