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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고위 관계자는 17일 “현재 진행 중인 ING생명 실사는 조만간 끝날 것이지만 실제 인수는 장기적으로 접근할 과제”라며 “(ING생명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의 협상 개시까지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ING생명 예상 매각가격은 2조5000억원 수준이다. 이는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 59.15%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한 액수다. 은행지주회사가 관계사 지분 100%를 소유하도록 규정한 금융지주회사법상 신한금융이 ING생명의 완전자회사화를 위해 추후 나머지 지분마저 시장에서 공개 매수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100%의 지분가치는 4조원이 넘는다. 이 때문에 ING생명 인수조건이 대폭 낮아지지 않는 이상 금액 부담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한금융 경영진은 잠재적 M&A 기준으로 그룹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일 수 있는 기업을 우선 꼽고 있다.
ING생명의 작년 말 기준 ROE는 8.7%다. KB금융지주가 ING생명 인수에 소극적으로 돌아선 배경에도 전 세계적으로 생명보험사 ROE가 하락하고 있다는 측면이 작용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가 각각 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 등 부동산신탁 자회사를 운영하는 데 반해 신한금융만 신탁사가 없어 삼성생명이 매물로 내놓은 생보부동산신탁 지분 50%를 사들일 공산이 크다는 시각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경영권을 확보할 수 없어 보류하는 방향을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 고위 관계자는 “경영권을 행사하려면 최소 ‘50%+1주’라도 가져야 하는데, 교보생명이 삼성생명과는 다른 판단을 하고 있는 듯하다”면서 “인수 후 잔여지분도 사들여 완전자회사를 만들어야 하나 교보생명이 지분 매각을 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금융위원회의 신탁사 2곳 가량 추가 인가 계획도 한몫 거들었다. 신한금융의 또 다른 관계자는 “신탁업 진출은 금융위로부터 신규 승인을 받는 준비를 하는 방안을 비롯해 신한리츠운용을 그룹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지원하는 등 다양한 사업전략이 구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0월 300억원을 100% 출자해 신한리츠운용을 출범시켰다. 신한리츠운용은 이달 말까지 상품 구성을 마치고 오는 7~8월 중 판매에 착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