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 해빙 훈풍?…길 잃은 로드숍 화장품

미샤·이니스프리·더페이스샵 등 영업익 줄줄이 '빨간 불'
에뛰드·토니모리 등 적자 전환 브랜드 다수
中 관광객 고급 제품 선호하고 신규 브랜드 약진에 고전
  • 등록 2018-05-17 오전 6:00:00

    수정 2018-05-17 오전 6:00:00

(그래픽=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중국발(發)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해빙 훈풍이 로드숍 화장품은 비껴가고 있다. 개별 관광객(싼커·散客)과 보따리상(다이공·代工)이 늘기 시작하면서 면세점과 백화점들은 본격적인 실적 회복세에 접어드는 모양새지만, 대기업 산하 로드숍 브랜드마저 줄줄이 영업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00년대부터 중저가 화장품 전성시대를 열었던 로드숍 화장품 업계가 고급 브랜드 선호도 증가와 신규 화장품 브랜드 약진 등으로 성장 한계에 직면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로드숍 ‘원조’부터 대기업까지 줄줄이 ‘울상’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샤와 어퓨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078520)는 올해 1분기(연결 기준) 영업손실 11억7700만원를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3.89%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778억3800만원으로 18.81% 줄었으며 당기순이익은 4억5000만원으로 84.49% 감소했다.

2000년대 초반 로드숍 화장품 열풍을 불러일으킨 미샤는 지난해 1분기 30%대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한 뒤로는 맥을 못 추고 있다. 지난해 2분기부터 매출 하향 곡선을 그린 에이블엔씨는 영업이익과 매출이 모두 큰 폭으로 하락, 올해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대기업 계열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도 속수무책이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산하 이니스프리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29% 감소한 32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627억원으로 18% 감소했다. 에뛰드와 에스쁘아는 지난 1분기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도 지난해보다 20%와 1% 각각 감소한 648억원과 124억원을 기록했다.

고급 화장품 ‘후’(WHOO)와 ‘숨’(SUM37˚) 등으로 웃었던 LG생활건강(051900)도 더페이스샵에선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해 1분기 더페이스샵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3.2% 줄어 1301억원으로 집계됐다. 화장품 업계는 더페이스샵 영업이익 역시 두자릿수 대 하락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中 요인 외 치열해진 업계…활로 찾아야

일부 상품이 반짝 인기를 끌었지만 전반적인 매출 하락세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올해 1분기 잇츠한불(226320) 영업이익은 104억7733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76.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582억8004만원으로 약 21.8% 줄었다. 일명 ‘달팽이 크림’(프레스티지 끄렘 데스까르고)으로 중국 소비자를 사로잡긴 했지만, 대세를 바꾸기엔 한계가 있었다.

같은 기간 토니모리(214420) 역시 3억7770만원대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9억2904만원대 영업이익을 냈던 토니모리는 1년 만에 119% 이상 하락했다. 대신 구조조정 등을 통해 지난해 4분기보다 영업적자 폭은 줄였다.

대다수 로드숍 브랜드 측은 “사드 갈등이 완화된 상황에서도 중국인 관광객 감소 탓에 매출 하락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주로 국내 면세점과 로드숍에서 매출이 발생하는 관계로,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매출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는 얘기다.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 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국내 고급 화장품 브랜드의 경우 매출 규모가 늘어난 점에 비춰 신빙성이 떨어진다. 특히 중저가 화장품 중 ‘스타일난다 3CE’(쓰리콘셉아이즈)의 경우 지난해에도 높은 매출액을 기록했다. 애경산업(018250)도 에이지투웨니스의 에센스 커버팩트가 중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높은 매출을 올렸다.

업계에선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기존의 방식으론 더이상의 성장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로드숍 브랜드는 해외 진출과 브랜드 재단장 등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 시장에 수많은 브랜드가 생겼다”며 “신규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해외 진출 등을 타진하는 업체가 많은 편인데 치열한 경쟁 탓에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2018년 주요 로드숍 화장품 매출액·영업이익. (단위=억원, 표= 각사 및 금융감독원)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스트레칭 필수
  • 극락 가자~ '부처핸섬!'
  • 칸의 여신
  • 김호중 고개 푹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