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는 이른 아침부터 많은 인파가 몰렸다. 글로벌 기업간거래(B2B) 화장품 박람회인 ‘메이크업 인 서울 2014’ 행사에 참석하려고 모여든 국내외 화장품업계 종사자들이다. 매년 6월과 9월 파리와 뉴욕에서 각각 펼쳐오던 이 행사는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치러졌다. 이날부터 이틀 동안 로레알, 샤넬, 맥, 에스티로더 등 유명 브랜드 관계자 1800여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이번 행사가 한국에서 처음 치러진 데에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090430) 회장(사진)의 힘이 컸다. 서 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올해를 글로벌 도약의 원년으로 삼으라”며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레퍼식픽은 이날 화장품 브랜드사로는 유일하게 ‘아모레퍼시픽 라운지’를 마련해 K-뷰티를 소개하는 등 공식 후원도 맡았다.
브랜드별 역량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올해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브랜드별로 흩어진 마케팅 창구를 하나로 묶는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세계 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포석이다.
|
국가별 특성에 맞게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라네즈의 경우 구매력이 높고 피부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싱가포르에서는 수분 및 기능성 성분이 담긴 기초 화장품을, 화려한 화장을 선호하는 필리핀과 말레이시아에서는 색조 제품을 중심으로 한 판매 정책을 펴고 있다. 마몽드는 중국 현지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춘 전용 상품을 내놓으며 현지화에 힘쓰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 같은 ‘화장품 한류’에 힘입어 해외 매출이 고성장 중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5399억원으로 2012년보다 27.8% 성장했다. 또 해외 면세 사업의 연 매출도 2012년 56%, 2013년 평균 45% 신장하며 해외 사업을 견인 중이다. 2008년 ‘라네즈’로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해외 면세점 사업을 시작한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세계 각국 99개(지난해 기준) 면세 매장에서 설화수 라네즈 등을 판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