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제일모직+삼성물산…지배구조 중심
지금의 삼성물산은 삼성에버랜드와 삼성물산, 제일모직이 합쳐진 회사다. 삼성물산의 전신인 삼성에버랜드는 1963년 설립된 동화부동산에서 시작했다. 1960~1970년대 안양베네스트골프클럽과 에버랜드를 개장하고 레저사업을 확대하면서 삼성에버랜드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삼성그룹의 3개 모태 기업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차례로 흡수합병하면서 그룹 지배력 강화에 시동을 걸게 된다. 2013년 12월 제일모직의 패션사업을 양수하면서 이듬해 7월 제일모직으로 사명을 바꾸고 같은해 12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당시 이재용 부회장은 회사 지분 25.1%를 보유한 최대주주였으며 제일모직이 삼성생명 지분 19.3%를 들고 있기도 했다. 양사 합병 후 상장함으로써 제일모직에서 삼성생명 등으로 이어지는 그룹 순환출자 구조를 만들게 된 것이다. 비슷한 시기 이 부회장이 11.3%의 지분을 갖고 있던 삼성SDS도 상장함으로써 경영 승계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상장 당시 시가는 10만6000원이었으며 오너 일가의 높은 지분율 등이 주목을 받아 꾸준히 우상향 추세를 나타냈다.
분할 삼성전자 지배 프리미엄 기대…“現주가 낮아”
대규모의 통합법인이 출범하지만 주가는 오히려 내리막길을 걷는다. 합병 후 시너지가 즉각 나타나지 않은데다 실적 또한 부진하면서 단순히 삼성전자 지분을 가져오기 위한 합병이었냐는 주주들의 실망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6조487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0.2% 감소했고 영업손실 4348억원으로적자폭은 확대됐다. 여기에 지난달말 법원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의도된 주가 하락이 의심된다는 판결을 내린 영향으로 이달 2일에는 1년내 최저 수준인 11만4000원까지 떨어진다. 지배구조 프리미엄이 소멸되는 것으로 여겨지던 회사에 다시 관심이 모인 것은 삼성SDS의 분할 검토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다. 오너가의 지분이 집중된 삼성SDS가 분할을 실시하게 되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본격 추진되고 삼성물산의 역할이 다시 커지게 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삼성전자를 지주회사(홀딩스)와 사업회사로 나누고 이후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주회사, 삼성전자 지주회사가 사업회사를 지배하는 구조를 짜게 된다는 것이다. 시가총액 200조원에 달하는 삼성전자 지분 매입을 위한 현물출자가 쉽지 않은 만큼 삼성전자 지분을 가진 삼성물산을 정점으로 올리는 것이다.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삼성SDS IT서비스 합병을 통해 이 부회장의 추가 지분 확보도 그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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