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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습자 가족들은 3년 전 4월 16일 만큼이나 긴 하루를 보냈다. 이들은 행여 잠시 눈을 붙인 사이 세월호 안에 잠든 가족들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까 싶어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23일 오전 5시 35분쯤 수면위로 떠오른 세월호는 곳곳에 구멍이 뚫린 채 부서지고 녹슨 처참한 모습이었다. 인근 해상에서 이를 지켜보던 가족들은 끝내 오열했다. 눈물마저 말라버린 가족들은 바다 저편 손바닥만 하게 보이는 세월호를 멍하게 바라봤다.
헌재는 박 전 대통령을 파면하며 준엄하게 꾸짓었다. 헌재는 박 전 대통령의 소위 ‘세월호 7시간’과 관련 “국가 최고지도자가 국가 위기 상황에서 직무를 불성실하게 수행해도 무방하다는 그릇된 인식이 우리의 유산으로 남겨져서는 안 된다”고 질타했다. 국가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고, 최고 권력자는 그 임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모든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세월호 본인양은 끝이 아닌 시작이자 진실을 향해 가는 여정의 마지막이다. 세월호 인양과 함께 그동안 바다 밑에 가라앉아 있던 진실도 함께 인양해야 한다. 세월호와 노란리본이 우리사회의 대립과 분열, 갈등을 내포하는 표상이 아닌,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각오를 다지는 상징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선택해야 할 미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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