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3일…길고 길었던 기다림 이제는 끝내야 한다

세월호 침몰 1073일만에 수면위로 나타나
朴 탄핵이후 속도내며 해결 '실마리'
우리 사회의 어둠 여전히 수면아래 있어
대한민국 사회 적폐 끊어낼 '갈림길'
  • 등록 2017-03-24 오전 5:00:00

    수정 2017-03-24 오전 5:00:00

세월호가 마침내 그 모습을 드러낸 23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 분향소 앞에서 한 시민이 노란리본이 붙여진 세월호 조형물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진도=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깊고 어두운 바닷속에 잠들어 있던 세월호가 모습을 드러냈다. 탑승자 476명 중 295명이 목숨을 잃고 9명이 실종된 참사가 발생한 지 1073일째 만이다. 2만 5748시간 동안 진도 앞바다 맹골수도에 누워 있던 세월호는 인양 개시 5시간 반 만에 해저에서 몸을 일으켰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3년 전 4월 16일 만큼이나 긴 하루를 보냈다. 이들은 행여 잠시 눈을 붙인 사이 세월호 안에 잠든 가족들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까 싶어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23일 오전 5시 35분쯤 수면위로 떠오른 세월호는 곳곳에 구멍이 뚫린 채 부서지고 녹슨 처참한 모습이었다. 인근 해상에서 이를 지켜보던 가족들은 끝내 오열했다. 눈물마저 말라버린 가족들은 바다 저편 손바닥만 하게 보이는 세월호를 멍하게 바라봤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린 1600만 촛불도 세월호에 온기를 주지 못했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에 부풀었던 대한민국은 열흘 만에 과거의 상처를 마주하고 입을 다물었다. 부끄러움은 늘 우리의 몫이다.

헌재는 박 전 대통령을 파면하며 준엄하게 꾸짓었다. 헌재는 박 전 대통령의 소위 ‘세월호 7시간’과 관련 “국가 최고지도자가 국가 위기 상황에서 직무를 불성실하게 수행해도 무방하다는 그릇된 인식이 우리의 유산으로 남겨져서는 안 된다”고 질타했다. 국가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고, 최고 권력자는 그 임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모든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세월호 침몰을 둘러싼 의심과 억측은 끝이 없다. 검찰은 세월호 침몰의 원인을 조타수의 부주의로 인한 선체의 급회전으로 과적 상태인 선박이 좌초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그러나 실체적 진실을 밝힐 가장 중요한 증거인 세월호에 대한 검증은 없었다. 이 때문에 ‘고의 자침설’, ‘외부 충격설’ 등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세월호 본인양은 끝이 아닌 시작이자 진실을 향해 가는 여정의 마지막이다. 세월호 인양과 함께 그동안 바다 밑에 가라앉아 있던 진실도 함께 인양해야 한다. 세월호와 노란리본이 우리사회의 대립과 분열, 갈등을 내포하는 표상이 아닌,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각오를 다지는 상징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선택해야 할 미래다. .
세월호가 침몰 1천73일 만에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23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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