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준비 낙제점…3분의 1이 은퇴후 생활비 30%도 준비 못해

노후대비 준비 44세에 시작
희망은퇴 연령보다 10년 더 일하고 은퇴
반퇴 경험도 상당…예적금·퇴직금 깨서 생활
  • 등록 2017-12-14 오전 6:00:00

    수정 2017-12-14 오전 6:00:00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1. 한 대기업에 다니는 김 모씨(57)는 은퇴 후 쉬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 같지만 쉴 수가 없다. 아직 대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있기 때문이다. 대학 졸업 후 결혼까지 시키려니 까마득하다. 임금피크제에 돌입해 월급이 줄었어도 다닐 수 있다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2. 구조조정으로 명예퇴직한 박 모씨(48)는 다른 직장을 알아봤지만 여의치 않아 벌써 석 달째 백수로 지내고 있다. 다행히 맞벌이라 아내의 수입으로 버틸 수는 있지만 중학생인 아들 사교육비가 만만치 않아 그동안 붓고 있었던 적금을 깼다. 부족하면 연금저축 같은 노후대비 상품까지 해약할 예정이다.

한국인의 은퇴 준비는 낙제점이었다. 3분의 1이 은퇴 후 적정 생활비의 30%도 마련하지 못했고 은퇴준비도 40대 중반에서야 시작했다. 3층 연금은 고사하고 공적연금만 겨우 갖춘 비중도 28%에 달했다. 때문에 은퇴하고 싶은 나이보다 10년은 지나서야 완전히 은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골든라이프연구센터가 펴낸 ‘2017 KB골든라이프 보고서’에 따르면 희망 은퇴연령은 평균 65세로 집계됐다. 하지만 25세부터 74세의 절반 가량은 75세 이후에나 일에서 완전히 은퇴할 것으로 추정됐다. 희망하는 은퇴연령과 실제 완전은퇴 나이 간 10세 차이를 보인 것이다. 이 보고서는 서울 및 수도권과 광역시에 거주하는 20세 이상 74세 이하 가구주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그나마 일할 수 있으면 다행이다. 일하던 직장에서 퇴직한 후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반퇴’를 겪는 가구도 상당했다. 가구원 중 한 명이라도 반퇴 상태에 있는 경우가 19%였고 55세에 가장 많이 반퇴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퇴 후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년으로 이 시기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74.5%가 금융자산을 처분했다. 개별 자산으로는 예·적금 처분이 46%로 가장 많았고 퇴직금(30.2%), 퇴직연금(10%)이 뒤를 이었다. 신용대출을 받아 메운다는 답도 9.7%였다.

은퇴 이후 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준비가 충분치 않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다. 한국 가구가 노후에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한 최소 생활비는 평균 월 177만원, 적정 생활비는 월 251만원으로 조사됐다.

적정 생활비 기준으로 30~70% 정도 준비했다는 답이 41.6%로 가장 많았고 적정 생활비의 30%도 준비하지 못했다는 답은 31.4% 수준이었다. 50대 이후에서도 최소 생활비 수준 이상을 준비했다는 답이 절반에도 못 미쳤다. 준비를 못 한 상태에서 은퇴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다.

노후에 대한 경제적 준비도 평균 44세에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구 중 노후대비 경제적 준비를 시작하지 못한 경우는 45.8%로 절반에 육박했다. 본격적으로 은퇴를 시작하는 60대 이후에도 20%가량의 가구가 경제적으로 은퇴준비를 못 한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연금, 퇴직연금, 공적연금 등 연금 3층 구조를 이루고 있는 가구는 34.8%인 반면 가장 기본적인 공적연금만 보유하고 있는 가구는 27.7%였다.

황원경 KB골든라이프연구센터장은 “20~30대 젊은 층은 노후를 먼 미래로 생각하거나 경제적 여력이 적어 노후준비를 시작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며 “장기간 자산 축적으로 노후 경제여건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이 시기를 놓치지 말고 노후재무설계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금융상품을 조금씩이라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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