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희망이다]대기업 수준 복지·비정규직 제로…입사하고 싶은 회사로

재계약 불안 없애 조직내 동질감 'UP'
전문성·책임감 높여 인건비 부담 상쇄
이윤→복지 재투자 선순환…주인의식 높여
2007년 10명으로 시작 1100명까지 늘려
전체 사원 중 20·30대 청년 비중 70%
젊고 역동적…5년만에 매출 10배 급성장
  • 등록 2018-01-29 오전 6:00:02

    수정 2018-02-11 오전 10:09:45

[편집자주] 이데일리는 좋은 일자리를 만든 기업, 기업인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좋은 일자리가 대한민국의 희망입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일자리면을 신설하고 일자리 창출과 근로환경 및 고용의 질 개선에 앞장 선 기업들을 연중기획으로 소개합니다. 일하고 싶어도 일하지 못하는 사회는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일하고 싶은 사람이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이데일리가 함께 합니다.

바디프랜드 직원들이 서울 바디프랜드 도곡타워 전시관에서 안마의자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환갑을 바라보는 배종학(58)씨는 2013년 서울 도곡동에 있는 STX연구개발(R&D)센터에서 경비(보안) 업무를 시작했다. 일은 고됐지만 50대 나이에 할 일이 있다는 것에 행복했다. 하지만 2015년 해당 건물이 타 회사에 팔리면서 당장 배씨는 일자리를 잃을 처지에 내몰렸다. 비정규직이었던데다 20~30대 인력이 주축인 새로운 회사 입장에서 나이 든 경비원은 필요없어 보였다. ‘그만둘 수밖에 없겠구나’하고 체념하는 순간, 이 회사는 배씨에게 뜻밖의 제안을 했다. 배씨를 정리하기는커녕 정규직으로 채용을 권유했던 것. 일반적으로 많은 건물 경비원들이 외부용역업체를 통한 비정규직임을 감안하면 회사의 제안은 파격이었다.

“정규직으로 일할지 꿈이나 꿨겠습니까. 저같은 나이 든 경비원이나 미화원들이 젊은 직원들과 ‘똑같이’ 대우받으며 일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행복합니다. 허허허.”

지난 26일 서울 바디프랜드 도곡타워에서 만난 배씨는 “정규직으로서 고용 불안 없이 마음놓고 회사를 다닐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배씨에게 정규직 전환을 권유했던 회사는 국내 안마의자 1위 업체 바디프랜드다. 배씨 말처럼 바디프랜드에서 일하는 모든 인력들은 100% 정규직이다. 배씨가 소속된 보안팀 직원 7명을 비롯해 생활개선(미화)팀 7명, 뷰티팀 10명, F&B(식당)팀 40명 등 지원부서 인력 총 64명 모두 정규직이다. 다른 곳과 달리 청소나 식당 업무를 보는 모든 이들이 바디프랜드 일반 직원들과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의미다.

같은 날 만난 F&B팀 소속 바리스타 최영택(29)씨도 지난 3년을 비정규직에 최저임금만을 받으며 일해오다 바디프랜드를 만나 정규직의 행복감을 맛보고 있다. 1년 전 바디프랜드에 입사한 최씨는 과거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업체에서 일했지만 비정규직에 최저임금만을 받았다. 특히 퇴직금을 주지 않으려고 3개월마다 재계약을 진행하는 업체들의 꼼수에 최씨의 고용불안감은 상당했다. 하지만 바디프랜드에 입사한 후로는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배씨는 “급여가 과거 외부 프랜차이즈업체에 있을 때보다 60~70% 오른데다 재계약 불안감도 없어져 너무 좋다”며 “사내에 있는 카페에서 일하는만큼 주말에 여가도 즐길 수 있고 출퇴근 시간도 여유가 많아져 살만하다”고 웃었다.

바디프랜드는 2007년 설립한 안마의자 업체다. 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들이 안마의자 시장을 장악했던 2000년대 후반, 혜성같이 등장해 국내 시장 1위를 석권했다. 매출액도 2012년 420억원에서 지난해 4000억원(추정치)까지 성장했다. 회사 외형이 커지면서 채용 인원도 대폭 확대했다. 2007년 창업 당시 10명 남짓이었던 인력 규모는 2015년 640명, 2016년 860명에 이어 지난해 1100명까지 늘었다. 올해 전체 근로자 수는 14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에는 도곡타워에 최고급 사내식당, 병원, 뷰티샵, 피트니스센터 등 복지시설을 잇달아 만드는 등 중소·중견기업계에 새로운 ‘복지바람’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바디프랜드는 전체 인원 중 20~30대 청년 인력 비중이 약 70%로 높은 편이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청년 인력들을 많이 채용해 전반적인 회사 분위기도 젊고 역동적으로 만들려고 한다”며 “2007년 창업 초창기부터 ‘비정규직 제로’ 경영에 나선 것이 우리 회사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바디프랜드 청년 직원들이 서울 바디프랜드 도곡타워에서 회사 로고와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바디프랜드가 ‘비정규직 제로’ 경영에 나선 배경은 소비자를 직접 대면해 제품을 배송하는 직원에게서도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제품 자체가 기본적으로 무거운 안마의자의 경우 무엇보다 배송인력들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배송인력들은 비정규직 또는 외부용역직원들을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바디프랜드는 250명의 배송인력 모두를 정규직으로 채용해 전문성과 소비자 응대력을 키웠다. 정재훈 바디프랜드 마케팅팀장은 “안마의자 시장이 아직은 생소한 측면이 있어 직원들에게 책임감을 부여하려면 정규직만큼 효과가 큰 것도 없다”며 “구성원들이 각자 다른 대우를 받는다면 조직동질감 측면에서도 어긋날 수 있다. 정규직화가 가져오는 긍정적인 효과가 인건비 부담을 상쇄한다”고 말했다.

바디프랜드에서 안정감을 찾고 새로운 꿈을 꾸는 젊은 직원들도 늘고 있다. 현재 영업직에 있는 임우형(32)씨는 “과거 3~4년을 유명 해외 의류·명품브랜드에서 일했는데 조직 업무 한계가 뚜렷, 개인 역량을 뽑아내기 어려워 성장하기 힘들었다”며 “현재 바디프랜드는 업계에서도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곳이다. 때문에 우리같은 청년 인력들은 노력한 만큼 도약할 수 있는 구조여서 더 큰 꿈을 꿀 수 있다”고 밝혔다.

박상현 바디프랜드 대표는 “창립 이후부터 지켜온 전 직원 정규직 채용으로 소속감과 책임감, 동질감을 높였고 그 결과가 회사의 가파른 성장세로 이어졌다”며 “회사는 성장에 따른 이윤을 직원 복지에 재투자함으로써 일하고 싶은 회사, 입사하고 싶은 회사로 만드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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