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정의 달’에 되새기는 가정의 소중함

  • 등록 2019-05-07 오전 6:00:00

    수정 2019-05-07 오전 6:00:00

가정의 의미를 일깨우는 ‘가정의 달’을 맞았지만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 젊은 부부가 철부지 두 자녀와 함께 렌터카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틀 전의 사건이 하나의 사례다. 생활고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한다. 이 부부가 어린 아들과 딸을 꼭 끌어안은 모습으로 발견됐다고 하니 더욱 애처롭기만 하다. 다른 어린이들은 부모님을 따라 놀이공원으로, 장난감 가게로 몰려가는 어린이날에 벌어진 일이다.

어느 여중생이 의붓아버지에게 목숨을 잃은 것도 최근 사건이다. 평소 친아버지로부터도 학대를 당했다니 그 여중생이 생전에 딱히 하소연할 데 없이 막막했던 심정을 얼마나 헤아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어린이나 청소년의 경우에만 해당되는 얘기도 아니다. 술에 취한 아들이 담뱃값을 달라며 아버지를 폭행한 사건도 있었다. 우리 가정들이 겉으로는 멀쩡하게 보일지언정 속으로는 적잖은 문제를 안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히 스쳐가는 우려가 아니다. 통계상으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아동학대 건수만 해도 2001년 2105건에서 2017년에는 2만 2367건으로 10배 넘게 늘어났다. 아동학대로 숨진 어린이도 해마다 40명 가까이 이른다. 학대 행위자의 70% 이상이 부모라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노인 학대도 마찬가지다. 2008년 3897건에서 2017년 7287건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난 데다 그 89%가 집안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들에게 보금자리 역할을 해야 하는 가정이 이처럼 사회적인 관심에서 무방비 상태로 내몰리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가장 큰 요인은 경제적 빈곤이다. 앞서 두 자녀와 마지막 선택에 이른 젊은 부부도 사채빚을 진 데다 허드렛일까지 잃었다고 한다. 생계가 어려워진 나머지 부모가 이혼을 하고 가출함으로써 가정이 해체되는 경우도 자주 목격된다. 그러나 생활이 어렵더라도 분수를 지키며 꿋꿋이 살아가는 이웃들도 적지 않다. 집안에 화목과 웃음을 불러들이는 데는 식구들이 서로 감싸는 따뜻한 마음씨가 먼저라는 얘기다. 내일 다시 어버이날을 맞으면서 부모님에 대한 고마운 마음과 가정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기회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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