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무소유 시대가 온다'…공유경제에 베팅하는 투자업계

공유경제 베팅하는 자본시장 움직임 활발
쏘카 잇따른 투자유치…그린카도 유치 시동
국내 넘어 해외 공유경제 업체에도 돈뭉치
"소유 대신 빌려쓰는 소비 트렌드가 핵심"
  • 등록 2020-10-13 오전 1:30:00

    수정 2020-10-13 오전 9:43:17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직장인 권모(36)씨는 이름만 대면 알 법한 독일계 수입차 구매를 망설이다 끝내 포기했다. 오래전부터 사고 싶던 모델인데다 할인행사로 수백만원을 아낄 수 있었지만 장고 끝에 결국에는 구매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권씨는 필요할 때마다 부모님 차량이나 공유 차량을 이용할 생각이다. 그는 “2~3년 전만 해도 돈을 모으면 무조건 사겠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차를 통해 누릴 무형의 가치에 비해 뒤에 따라올 보험료나 유지비 등을 따졌을 때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소유 대신 빌려 쓰는 이른바 ‘공유경제’에 자본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사지말고 빌리자’는 생각이 퍼지면서 공유시장에 대한 잠재력이 날로 커지고 있어서다.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 투자까지 늘어나는 상황에서 공유 시장에 대한 관심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빌려타는 수요 급증…쏘카 유니콘 ‘초읽기’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은 국내 1위 차량 공유업체인 ‘쏘카’(SO CAR)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달 약 5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3월 차량 호출 서비스인 ‘타다 금지법’ 통과로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쏘카에 대한 자본시장의 러브콜은 여전한 모습이다.

쏘카는 앞서 지난해 1월 알토스벤처스와 KB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벤처스, 소프트뱅크벤처스 등 벤처캐피털(VC) 4곳으로부터 500억원을 투자받은 데 이어 올해 2월 510억원 규모의 투자를 또 이끌어 냈다. 2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1500억원 넘는 투자 유치를 받아낸 셈이다.

투자유치 과정에서 업계가 산정한 기업 가치도 10억달러(1조원)를 넘어서면서 국내에서 12번째 유니콘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11년 제주도에서 차량 100대로 시작한 쏘카는 공유차량 수요가 늘며 해마다 덩치를 키우고 있다. 쏘카 회원 수는 2014년말 50만명에서 올해 9월 현재 620만명으로 6년 새 12배 넘게 증가했다. 매출액도 2013년 24억원에서 지난해 2566억원으로 6년 새 107배나 급증했다.

적극적인 차량 구매층으로 꼽히는 30대의 쏘카 이용 비중이 해마다 20~30%씩 급증한 점이 매력 요소라는 평가다. 글로벌 대세로 자리한 공유경제를 막을 수 없다는 계산이 투자로 이어졌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재화 가치 상승 공유경제로 타개 주목”

쏘카에 이어 업계 2위인 롯데그룹의 카셰어링(차량공유) 자회사인 ‘그린카’도 신규 투자 유치에 나섰다.

회원 수 350만명에 소속 차량 약 9000대, 전국 3200여개 차고지를 확보한 상황에서 투자 유치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쏘카가 1조원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상황에서 매출액과 시장 점유율(MS) 등으로 추산한 그린카의 기업가치도 5000억~7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주차장을 빌려쓰는 공유 주차 플랫폼인 ‘파킹프렌즈’를 운영하는 한컴모빌리티도 이달 NH투자증권(005940) 프라이비빗에쿼티(PE) 본부로부터 100억원을 투자 받았다. 한컴모빌리티가 외부 자금을 투자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서울시 영등포구와 강남구 등 14개 자치구에 공유주차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컴모빌리티는 향후 경기도 31개 지자체 와 6대 광역시로 서비스 범위를 확장할 예정이다.

공유경제에 대한 관심은 국경을 넘어 해외로 확장하는 모습이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틱은 지난 8월 멀티 클로징을 마무리한 SSF(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 2호를 통해 동남아시아 1위 차량 공유업체 그랩(Grab)에 2억달러(약 2400억원)를 투자했다.

SK(034730)그룹과 현대자동차(005380), 네이버(035420) 등 국내 전략적투자자(SI)들에 이어 투자자 대열에 합류했다. 스틱은 지난 5월에도 중국 차량 공유업체인 디디추싱(滴滴出行)의 공유자전거 부문인 ‘디디칭쥐’(靑橘)에 우선주로 1000만달러(약 122억원)를 투자했다.

시장에서는 에어비앤비와 우버 등 공유경제가 거스를 수 없는 키워드로 자리한 상황에서 자본시장의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임금 상승률 대비 재화 가치 상승이 더 커지자 이를 공유경제로 타개하려는 움직임을 시장이 흥미롭게 보는 포인트”라며 “중장기 측면에서 공유경제 확장에 대한 확신이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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