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싶은 직장 1위 구글…직원들은 왜 노조를 만들었나

재택근무·주 3일 출근 등 유연한 근무환경
그러나 임금 차별·성희롱 문제 등 내부 잡음
"무노조 체제 실리콘밸리서 이례적인 사례"
  • 등록 2021-01-06 오전 12:00:00

    수정 2021-01-06 오전 6:59:31

(사진=AFP)
[이데일리 조민정 인턴기자] 전 세계 구직자에게 선망의 기업이던 미국 구글에서 처음으로 노조가 설립됐다. 파격적인 복지제도와 높은 급여로 무(無)노조 체제를 유지해온 구글에서 노조가 탄생했다는 건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4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구글 엔지니어 225명을 포함한 구글 직원은 이날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이름을 딴 ‘알파벳 노동조합’을 결성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그러면서 “노동자들이 학대나 보복, 차별에 대한 두려움 없이 공정한 임금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대형 정보기술(IT) 기업 중에서도 구글은 취업 선호도에서 줄곧 상위권을 차지하는 회사였다. 2017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컨설팅 업체인 링크드인 조사에 따르면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Alphabet)이 취업 희망 기업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5월 세계 최대 직장 평가 사이트인 글래스도어(Glassdoor)가 실시한 조사에서도 구글은 미국 대학생의 원서 접수 순위에서 6위를 차지했다.

구글의 인기 요인은 높은 급여와 더불어 유연한 근무환경이었다. 구글은 코로나19가 발발하자 선도적으로 지난해 3월부터 재택근무를 실시했고 종료 시점을 올해 9월로 연장했다. 팬데믹 종식을 대비해선 일주일에 3일만 출근하고 나머지는 재택근무로 전환하는 ‘유연 근무 주(week)’ 실험도 시행했다.

2018년 11월 구글 직원들이 성희롱 문제로 뉴욕에서 파업하는 모습(사진=AFP)
그러나 몇 년 전부터 급여와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문제 등 다양한 내부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구글 AI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한 흑인 여성 연구원은 불이익을 받고 해고된 정황이 드러났다. 지난해 2월 미국 연방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는 구글이 임신한 여성 직원 차별했다는 주장에 대해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그 밖에도 2018년 구글이 핵심 임원 앤디 루빈의 성추행 사실을 은폐한 사실이 드러나 구글 직원 2만 명이 시위를 벌이는 일도 있었다.

이러한 문제는 실리콘밸리 산업 전반의 문제이기도 하다. 화이트칼라(전문 사무직) 노동 중심의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그동안 노조 설립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 직원들이 목소리를 내기 힘들었다. NYT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포함한 모든 기술직 노동자는 회사의 사회·정치적 문제에 침묵할 수밖에 없었고 시위나 파업도 드물었다고 전했다.

이에 아마존과 세일즈포스, 핀터레스트 등 IT 기업에서는 다양성과 임금 차별, 성희롱 문제를 둘러싼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NYT는 “구글의 노조 설립은 급여와 직장 내 괴롭힘, 회사 윤리 문제에 대한 직원들의 요구가 증가한 데 따른 결과”라며 “노조가 고위급 임원 등과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임금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전통적인 노조와 달리 알파벳 노동조합은 조직을 정비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총 26만 명의 구글 직원 중 극소수가 결성한 소규모 노조이기 때문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진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구글의 인사담당자인 카라 실버스타인은 “우리 직원들은 우리가 지원하는 노동권을 보호받고 있다”며 “그동안 계속해왔듯이 우리는 모든 직원들과 직접적으로 관계를 유지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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