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년]참사 보며 둘째 결심 "아이에게 안전한 세상 되길"

세월호 참사 보며 아이 소중한 느껴 둘째 출산 결심
둘째 낳았지만 안전불감증 사회에 걱정만 늘어
  • 등록 2015-04-16 오전 7:00:00

    수정 2015-04-16 오전 9:16:43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회사원 최명석(39·가명)씨는 지난달 6년 만에 둘째 아이를 낳았다. 맞벌이 부부지만 경제적으로 여력이 없어 둘째 아이를 가질 생각은 없었다. 최씨의 아내는 마트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한다. 아내는 아이를 더 낳고 싶어 했지만 최씨는 ‘하나만이라도 잘 키우자’고 아내를 설득했다.

최씨가 생각을 바꾼 계기는 지난해 터진 세월호 침몰 사건이다. 수백명의 아이들을 태운 배가 가라앉는 모습이 TV로 생중계됐다. 아이를 잃은 부모들의 눈물을 보며 그도, 아내도 울었다. 특히 다 키워놓은 외동아들, 외동딸을 잃은 부모들의 절규를 지켜보면서 남의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만약 우리 아이가 세월호에 타고 있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만약 그렇게 하나뿐인 아이를 잃는다면 가정이 파탄 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야말로 가족을 지키는 버팀목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최씨는 아내와 상의해 둘째를 갖기로 했다. 작년 5월 최씨의 아내는 임신에 성공했고 지난달 둘째 민석이가 태어났다.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면서 많이 마음이 아팠습니다. 가족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같은 감정을 느꼈을 겁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다. 하지만 최씨는 그 때 느꼈던 분노와 불안감이 아직도 가시지 않는다. 언제든 제2의 세월호 참사가 터질 수 있다는 걱정에 아이를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진다. 최씨의 큰 아이는 올해 6살이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안전에 둔감한 지 깨닫는 계기였습니다. 아이가 혹 잘못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더군요.”

그는 자신의 정치적 성향은 좌파도 우파도 아니라고 했다. “분명히 처음에 세월호는 아픔으로 시작해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면 안 된다’는 공감대로 확대됐는데 어느새 지금은 정치적인 이야기가 됐어요. 세월호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이 이상한 시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더군요. 세월호 문제는 그때 그 마음으로 해결하는 게 해답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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