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맘충…사회가 '그런 여자' 만들죠

그런 여자는 없다
게릴라걸스ㅣ356쪽ㅣ후마니타스
  • 등록 2017-04-05 오전 5:50:35

    수정 2017-04-05 오전 6:32:20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죽을 만큼 아프면서 아이를 낳았고, 내 생활도, 일도, 꿈도, 내 인생, 나 자신을 전부 포기하고 아이를 키웠어. 그랬더니 사람들이 나보고 ‘맘충’이래.”

최근 도서 판매순위를 역주행하고 있는 소설 ‘82년생 김지영’(민음사)에 등장하는 대사다. 맘충(엄마와 벌레의 합성어)은 전업주부를 잉여인간으로 보는 한국사회의 이중적 태도를 반영한다. 된장녀·김치녀·김여사·롤리타·국민여동생 등도 마찬가지다. 모두 여자를 일컫는 말로 비하의 의미나 판타지를 내포하고 있다. 그렇다면 ‘○○녀’는 과연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책은 여성에 대한 차별과 고정관념을 나타내는 말들을 추적하고, 언론을 통해 어떻게 확대·재생산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실제로 온갖 가사를 도맡아 하던 ‘식모’는 가정파괴범으로, 남자형제를 위해 돈 벌러온 ‘공순이’는 쉬운 여자로 소비되었다는 게 저자들의 주장이다. 왜 사회의 온갖 부조리와 대중의 원망은 늘 여자의 몫으로 떠넘기는지를 따져 묻는다.

한국문화의 맥락에서 보면 더 처참하다. 1963년부터 2016년까지 37회에 걸친 청룡영화상 감독·작품상 수상자 가운데 여성감독은 0명, 2015년 흥행작 22편(관객 100만 이상) 중 여성주연 두 명이 대화를 하는 경우는 ‘차이나타운’ 단 1편 뿐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는 여성폄하로 이어졌다.

이름과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채 30년 넘게 페미니스트 행동주의 그룹으로 활동해온 저자들은 당장의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더라도 모든 사람의 인권을 위해 계속 연대해 맞서 싸우라고 강조한다. “누구나 게릴라걸스가 될 수 있고, 어디나 게릴라걸스가 있을 수 있다”며 “이런 작은 노력이 차곡차곡 쌓여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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