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구 K마켓 회장 "베트남 현지화로 고객 마음 얻었죠"

[글로벌 투자 각축장 베트남을 가다(中)]
베트남 100대 브랜드 선정 ‘K마켓’
소비시장 급성장 맞춰…매장 고급화
청결품질 우선순위 두고 운영
우리 매장에서만 파는 상품 늘려
현지인 채용으로 고객 신뢰 받아
  • 등록 2018-03-15 오전 6:00:00

    수정 2018-03-15 오전 7:19:04

고상구 K마켓 회장
[하노이(베트남)=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올초 베트남에서 한국 모 대기업이 K(케이)마켓을 인수한다는 소문이 돌았아요. 그만큼 잘 나간다는 방증이니까, 피식 웃었죠.”

고상구 K마켓 회장은 베트남을 찾는 국내외 식품기업 관계자 사이에서 항상 오르내리는 이름이다. 베트남 진출을 희망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K마켓을 통해 현지 유통에 나서기 때문이다. 단순히 슈퍼마켓만 운영하는 게 아니다. 베트남 최대 유통 기업이다.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이 2004년부터 운영해오다 사업권을 대한제분에 넘긴 커피·베이커리 브랜드 아티제도 베트남에선 K마켓을 통해 팔리고 있다.

고 회장이 처음부터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다. 20억원의 투자금을 가지고 2002년 베트남에 첫 발을 들인 고 회장은 백화점 사업을 하다 6개월만에 문을 닫았다. 그러다 2006년 K마트(K마켓의 전신)를 설립하고, 한식 유통사업에 뛰어들었다.

고 회장은 “백화점을 정리하다보니, 유일하게 잘 팔린 상품이 ‘인삼’이라는 걸 알았다”며 “인삼 유통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뒤 한국 식품에 눈을 돌렸다”고 말했다. 한류에 열광하는 베트남의 젊은층 입맛을 공략하면 한식의 베트남 진출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는 “당시만해도 베트남 내 한국식품의 수요가 많지 않아 판매하는 제품보다 버리는 식재료가 더 많았다”며 “특히 교민을 중심으로 한 사업엔 승산이 없다고 보고 K마켓만의 차별점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K마켓은 한국산 우유를 판매하기 위해 항공운송을 통해 매일 들여오고 있다. 베트남은 열균처리한 우유가 대부분이이다. 1㎏에 운반비만 약 7000원으로 마진은 남는 게 없다고 했다.
먼저 매장의 청결과 품질을 우선순위에 두고, 결품(품절)이 안 나도록 물량 수급에 집중했다. 매장 인테리어도 고급화하고, K마켓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품목을 늘려가기 시작했다. 대한항공 운송을 통해 매일 들여오는 한국산 우유가 대표적이다. 1㎏에 운반비만 7000원. 마진은 남는 게 없지만 고객과의 신뢰를 쌓기 위해 앞뒤 가리지 않았다. 기존 베트남 마트에 없던 세탁소 숍인숍 매장, 배달 시스템 구축 등도 이의 일환이라고 했다.

그의 전략은 적중했다. 고 회장은 “K마켓이 다른 매장과 다르다는 것을 고객에게 각인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결국 잘 나가는 제품을 미리 알아보고, 선점한 것이 중요하다. 교민 시장만 쳐다보고 있어서 안 된다.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에도 힘썼다. 물류센터를 모니터링하고 CCTV를 통해 매장 상황을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는 “해외진출은 시기상조다. 지금은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할 때”라며 “택배시스템이 약하다는 점을 공략해 앞으로 매장 거점을 이용한 택배서비스를 진행하려고 한다. 유통 시스템이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전자상거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회장은 한국기업이 베트남에서 성공하는 방법으로 ‘상생’을 꼽았다. 고 회장은 “70여개 직영매장에서 매니저 점장 관리인 배달원 판매원 캐셔(계산원) 등 750여명의 현지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에 진입하는 경쟁사를 바라보는 태도도 마찬가지다. 그는 “써클K, 세븐일레븐 등 해외 대기업들의 베트남 진출로 시장 경쟁이 가열되고 있지만 ‘경쟁사’가 아닌 ‘파트너’라고 생각한다”며 “B2B 사업을 통해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힘입어 K마켓은 베트남 위조방지기술원이 발표한 ‘2017년 베트남 일류 상표·상품·서비스기업(이하 베트남 100대 브랜드)’ 현지 기업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7000평 규모의 유통물류센터와 본사를 신축 중으로 올해 말 입주할 계획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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