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속출, 신규 계약 파기…편의점 '창업 0순위' 옛말

월 수익 1000만원·대학교 인근 매장도 내놔
창업 상담 건수, 평소 대비 10분의 1 수준 급감
편의점산업協, 80m 근접 출점 제한 부활 검토
  • 등록 2018-07-24 오전 6:30:00

    수정 2018-07-24 오전 6:30:00

그래픽=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경기 성남시 수정구 소재, 월 순수익 1000만원 가량, 지난달 수입 1100만원.’

‘경기 오산시 소재, 일 매출 170만원, 근처에 대학교 있음.’

약 25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한 부동산 플랫폼에 최근 편의점을 매물로 내놓겠다는 이들의 글이 부쩍 눈에 띄고 있다.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심에 위치한 속칭 ‘A급 상권’에 있는 매장도 매물로 올라오고 있다.

업계에선 최저임금 시급 8000원 시대 진입을 코앞에 두고 인건비 등 경영 부담이 가중될 것을 우려, 미리 처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월 수익 100만원 밑돈다…목 좋아도 “팔자” 러시

지난 14일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0.9% 인상한 8350원으로 결정한 직후 가맹점 점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인건비 부담이 늘 것을 우려해 매장 운영을 포기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전편협) 측은 2019년도 최저임금 적용 시 내년 가맹점 점주들의 월평균 수익이 50만~60만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편협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 적용 시 인건비가 463만7000원에서 514만2000원으로 증가함에 따라 가맹점 점주의 월평균 수익은 올해 130만2000원에서 내년 79만7000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전편협은 가맹 본사에 가맹 수수료 인하 등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본사들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해마다 어려워지는 경영 환경 탓에 추가 지원 여력이 없다는 게 본사 측 주장이다.

실제 편의점 ‘빅3’(CU·GS25·세븐일레븐)의 영업이익률은 해마다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업계 1위 CU의 경우 2016년 4.0%, 2017년 4.5%였지만 올해 1분기 2.1%로 급감했다. GS25 역시 3.8%, 3.3% 등 3%대를 유지하다 올 들어 1.3%로 곤두박질쳤다. 세븐일레븐은 1%대 밑으로 떨어졌다.

본사 측은 근접 출점 제한을 통해 가맹점 점주들의 수익을 보장할 방침이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를 중심으로 80m 내 신규 출점을 제한하는 자율규약 방안을 마련,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해 심사를 받을 계획이다. 현재 근접 출점 제한은 공정거래법상 ‘담합’ 행위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다만, 공정위 측은 기존 대형 사업자들이 시장점유율을 나눠갖는 식의 짬짜미를 저지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발주자’인 이마트24 측의 반대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협회 비회원사인 이마트24는 오는 2020년까지 6000점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편의점 창업 시장에도 ‘냉기’ 가득

한때 ‘창업 0순위 업종’으로 통하던 창업 시장도 얼어붙었다. 새로 문을 열기로 했던 예비 창업자들이 계약을 파기하거나 보류를 통보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 특히 비교적 안정적인 매출 실적이 예상되는 경기 지역 신도시 내에서도 계약 파기·보류 사태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빅3’에서 하루 평균 100~120건의 창업 상담을 진행했지만, 최저임금 인상 결정 이후 상담건수가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미 올해 들어 편의점 창업 시장의 열기는 예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 편의점 업계 순증 규모는 작년의 절반 수준에도 모자랐다. 빅3의 올 상반기 순증 점포 규모는 1007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2378개)의 42% 수준이다. 올해 최저임금이 지난해보다 16.4% 오르며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편의점 수가 4만개를 돌파하면서 근접 출점 논란 등을 빚고 있는 점도 창업 열풍을 꺾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점주가 아르바이트생보다 적은 수익을 가져갈 것이란 우려가 펴지면서 기존 점주들은 매각하고 예비 창업자들은 계약을 꺼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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