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예술·대중예술 경계는 없어…BTS와 작업하고파"

영국서 돌아온 현대무용가 최수진
100년 역사 램버트무용단서 활동
내달 경기도립무용단 '률' 출연
"유튜브 등 소통하며 무용 알릴 것"
  • 등록 2020-02-18 오전 12:45:00

    수정 2020-02-18 오전 12:45: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영국서 지내는 동안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의 경계가 없어지고 있음을 많이 느꼈어요. 무용으로 방송이나 광고처럼 상업적인 분야에서 활동하는 경우를 많이 봤죠. ‘무브먼트 디렉터’처럼 무용수의 직업이 세분화 돼 있는 점은 자극이 되기도 했어요.”

현대무용가 최수진(35)은 지난해 영국에서의 활동 경험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수진은 최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 이데일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영국에서 가장 많이 배운 것은 무용 관련 시스템이었다”며 “무용수만을 관리해주는 에이전트, 스폰서가 확실한 무용단 등을 경험하면서 무용이라는 직업을 어떻게 하면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기회가 됐다”고 밝혔다.

현대무용가 최수진이 최근 서울 중구 이데일리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최수진은 국내 무용계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현대무용가 겸 안무가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으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 뉴욕 시더 레이크 컨템포러리 발레단에서 활동했고, 2014년 Mnet 경연 프로그램 ‘댄싱9’에 출연하면서 대중의 눈도장을 찍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국립현대무용단 시즌 무용수로 활동했던 그는 지난해 100여 년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 램버트무용단의 프로젝트 무용수로 입단해 활동했다. 시더 레이크 컴템포러리 발레단의 단장이었던 베누아 스완 푸퍼가 램버트무용단 예술감독을 맡으면서 최수진에게 무용수 활동을 제안했다.

최수진은 “국립현대무용단 시즌 무용수를 마치고 KBS 드라마 ‘단 하나의 사랑’의 안무감독을 맡으면서 자연스럽게 춤에 더 집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좋은 제안을 받았다”고 램버트무용단 입단 이유를 밝혔다.

램버트무용단에서는 2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그 중에는 미국의 대표적인 현대무용가 머스 커닝햄(1919~2009)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도 있었다. 머스 커닝햄의 안무작 5편을 하나로 엮은 무대였다. 최수진은 “한국 무용수가 머스 커닝햄의 안무작에 참여한 건 처음이라고 들었다”며 “무용수로서 정말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현대무용가 최수진이 최근 서울 중구 이데일리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최근 젊은 현대무용가들은 무용 대중화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최수진의 드라마 안무 작업과 영국 무용단 활동도 그 연장선에 있다. 최수진은 “뮤직비디오나 댄스 필름에 관심이 많아서 영상물 작업은 많이 했지만 드라마는 처음이라 신선했다”며 “무용수로서 다른 장르와의 협업은 춤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돼 더 즐기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해외서는 현대무용이 대중예술과 다양한 형태로 결합하는 추세다. 록 밴드 라디오헤드의 보컬 톰 요크는 지난해 영화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 안무가 다미앙 잘레와 함께 현대무용 퍼포먼스를 담은 아트필름 ‘아니마’를 넷플릭스로 선보였다.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신곡 ‘블랙 스완’의 뮤직비디오를 슬로베니아 현대무용단 MN 댄스 컴퍼니와 협업한 아트필름으로 발표해 화제가 됐다. 최수진에게도 이런 흐름은 큰 자극이다.

“‘댄싱9’으로 만난 또래 무용가들은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의 경계가 없다고 생각해요. 춤으로 표현되는 순간 최선을 다 할 뿐이죠. BTS의 ‘블랙 스완’ 아트필름도 무척 흥미롭게 봤어요. 다만 국내에도 뛰어난 현대무용가들이 많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들기도 했죠. 기회가 된다면 BTS와도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현대무용가 최수진이 최근 서울 중구 이데일리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최수진은 올해 국내 활동과 영국 활동을 병행할 계획이다. 현재 경기도립무용단 무용극 ‘률’(3월 25·26일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극장)에 주역으로 캐스팅돼 공연을 준비 중이다. 현대무용 전공의 최수진이 한국무용 기반의 무용극에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수진은 “애매모호한 현대무용을 하다 감정과 서사가 분명한 무용극을 하니 연습이 매번 새롭다”며 “최수진이 보여주는 흔치 않은 감정적인 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수진은 2017년 결혼한 비보이 하휘동과 함께 지난해부터 유튜브에서 ‘댄싱쀼’ 채널을 운영하며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동안 주로 소소한 일상을 공유했던 이들 부부는 올해부터 무용에 보다 집중한 콘텐츠로 무용 대중화에 나설 예정이다. 무용수로서의 몸의 변화를 사진으로 담은 책을 펴낼 계획도 가지고 있다. 최수진은 “앞으로도 계속 춤을 추면서 무용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일을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대무용가 최수진이 최근 서울 중구 이데일리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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