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최대 피해국' 美의 현실…의사도 '극단적 선택'

뉴욕 맨해튼 소재 병원 응급실장, 자해 후 사망
부친 "내 딸은 '최전선의 참호'에 있었다"
美언론들 "의료진 스트레스 심각…치료 절실"
  • 등록 2020-04-29 오전 5:03:59

    수정 2020-04-29 오전 7:21:05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전 세계 감염자 3명 중 1명이 미국인일 정도로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미국의 코로나19 대응 최전선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진이 얼마나 많은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이 터졌다. 미국 내에서도 코로나19의 ‘진앙’으로 불리는 뉴욕의 한 의료진이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AFP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소재 ‘뉴욕 프레스비테리언 앨런 병원’의 응급실장인 로나 브린(49·사진) 박사는 지난 26일 자해로 인한 부상으로 숨졌다. 브린 박사가 왜, 어떻게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유족들의 전언 등으로 추정했을 때 브린 박사가 코로나19 환자들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극도의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브린 박사의 부친인 필립 브린은 “딸은 코로나19 대응 최전선의 참호에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일을 하려고 노력했고, 그것이 그녀를 죽게 했다”며 “그녀는 죽는 모습을 보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노상 토로해왔다”고 전했다. 부친에 따르면 브린 박사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까지 마치 넋이 나간 듯 이 같은 발언만 되풀이했다고 한다. 브린 박사는 코로나19 사태 전까지 그 어떤 정신질환을 앓지 않았다고 부친은 전했다.

브린 박사는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에도 감염됐다고 한다. 열흘간의 요양 끝에 회복한 브린 박사는 곧장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다시 상태가 악화했다. 결국 병원 측은 브린 박사를 돌려보냈고, 이후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요양을 해왔다.

브린 박사가 근무한 병원은 200명의 환자를 수용하는 규모다. 지난 7일 기준으로만 59명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했다. 20일이 훨씬 지난 현재 더 많은 사망자를 배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브린 박사의 부고 소식에 미 전역에선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 병원 측도 성명을 통해 “브린 박사는 응급실에서 위기에 빠진 환자들에게 최고의 희망을 전해준 영웅이었다”고 추모했다. NYT 등 미 언론들은 “코로나19 대응의 최전선을 맡은 의료진들이 상당한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의료진들에 대한 심리상담 프로그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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